[컨슈머치 = 박진영 기자] 독일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이후로도 국가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은 고령자와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늘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 조호정 선임연구원은 18일 발표한 ‘초고령 사회, 독일의 경쟁력 유지 비결’ 보고서를 통해 독일의 경제성장률이 다른 초고령 사회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되는 이유를 이처럼 설명했다.
초고령 사회란 총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상태를 말한다. 전 세계에서 일본, 독일, 이탈리아만이 2000년대 중후반 초고령 사회에 들어섰다.
하지만 그 중 독일만이 유일하게 초고령 사회 들어서도 높은 경쟁력을 유지되고 있다. 독일의 경제 성장률은 고령 사회 평균 2.1%로 일본, 이탈리아에 비해 높았고, 초고령 사회 진입 후에도 성장 잠재력을 높게 유지하고 있다.
특히 독일의 재정적자 규모는 초고령 사회 들어 개선됐고 국가 부채 증가 속도도 낮았다. 또한 내수 기여도도 일본, 이탈리아 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외 경쟁력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와 관련 조 연구원은 먼저 “독일은 노동 투입측면에서는 우선 고용·연금 개혁 지속으로 고령자·여성 노동력의 활용을 제고했다”고 분석했다.
독일은 시간제 일자리 확대 등 고용 유연성을 제고했고 연금 수급 연령도 2007년 63세에서 65세로 높여 고령자의 일자리 유지 기간을 늘려 왔다. 이에 고령자와 여성 고용률은 고령 사회보다 초고령 사회에서 19.5%p, 11.2%p 상승했다.
다음으로 적극적인 이민 정책을 실시했다. 독일의 총인구 중 이민자의 비중은 2010년 13.1%로 이탈리아 7.4%, 일본 1.7%에 비해 높고, 최근에는 ‘전문가 이니셔티브’를 통해 해외전문인력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조 연구원은 또 “자본 투입 측면에서는 투자 여력이 높게 유지됐고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도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독일의 가계 순 저축률은 1990년대 이후 9~10%대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지만 일본과 이탈리아는 2000년대 이후 급락하고 있다. 외국인직접투자 유입액도 독일은 고령 사회 평균 270.4억 달러에서 초고령 사회 287.2억 달러로 6.2% 증가한 반면, 이탈리아는 동기간 5.7%, 일본도 52.9% 줄었다.
조 연구원은 아울러 “생산성 측면에서는 R&D 투자 확대와 투자 환경 등의 제도 보완을 통해 총요소 생산성을 제고시켰다”고 평가했다.
독일의 R&D 투자는 고령 사회 연평균 2.3% 증가에서 초고령 사회는 2.7%로 증가폭이 확대됐지만 일본은 2.5%에서 -0.1%, 이탈리아도 1.5%에서 -0.3%로 감소했다. 또한 독일은 법인세률을 2007년 기존 39%에서 29%를 낮췄고, 인프라, 혁신 능력, 인력 교육 체계 등 투자 환경의 경쟁력도 일본, 이탈리아보다 높게 평가받고 있다.
한편, 정부 측면에서 볼 때 독일 정부는 복지 집행의 효율성을 높이면서 재정 건전성의 선순환 구조도 동시에 달성했다.
독일은 빠른 고령화에도 고령자에 대한 복지 지출이 1980년 GDP대비 9.7%에서 2009년 9.1%로 감소한 반면 일본과 이탈리아는 동기간 7.4%p, 5.8%p 늘어났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수요 창출자로서도 EU 통합 강화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고령화를 성장 동력화하는 ‘실버 경제(Silver Economy)’를 추진하고 있다. 실버 경제는 고령 관련 제조·서비스업을 발전시켜 새로운 일자리와 신시장을 창출하는 신성장동력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조 연구원은 “한국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독일의 경쟁력 유지 비법을 부문별로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