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지 기자] 일방적인 위안화 강세 시대가 저물면서 우리나라의 수출경쟁력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10일 ‘위안화 절상 시대 마무리 국면 한국수출에 경고등’이란 보고서에서 올해 초 위안화 약세가 국내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이 같이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 중 달러당 6.04위안까지 하락했던 위안화 환율은 4월말 달러당 6.26위안까지 치솟았다. 석 달 남짓 동안 위안화가 달러 대비 3.5% 절하된 것이다.
일반적인 기준에서 보면 그리 놀랄 일이 아닐 수 있지만, 중국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1994년 중국이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한 이후 위안화는 지금까지 한번도 단기간에 이렇게 크게 절하된 적이 없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위안화는 일시적으로 달러화에 페그(peg)되어 환율이 변동하지 않았고, 2012년 유로존 위기로 중국의 수출이 급감했을 때에도 위안화는 달러 대비 약 1.5% 절하되는 정도였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격앙된 반응은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최근 위안화 추이를 보면, 올해 초 이후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그림자금융에 대한 우려가 더해진 시기부터 절하가 본격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절하압력이 있는 상황에서 지난 3월 15일 환율 변동폭이 확대되자 위안화는 더 큰 폭으로 절하됐다.
그러나 위안화 절하 당시의 상황적 배경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데 반해, 구체적으로 절하를 촉발시킨 직접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이견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최근의 위안화 절하가 주로 중국 정부의 의도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수출 감소나 핫머니 유출 등 시장에서의 압력이 더욱 컸던 것인지에 관한 것이다.
물론 통화가치가 변동하는 데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마련이지만, 각 요인들 중 어느 것이 더 주도했는지에 따라 현 상황의 의미와 향후 전망이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위안화 절하가 정부의 개입으로 이뤄진 것이라면 정부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만약 시장의 압력이 주도한 것이라면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나 외화유동성 상황 등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11년 이후 위안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위안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2011년 평균 1위안에 171.5원이던 원/위안 환율은 2013년에는 178.1원까지 올랐다. 원/위안 환율의 상승은 중국 시장에서 우리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더해 두 자릿수에 가까운 중국의 경제성장은 우리 제품의 대중국 수출 물량 확대로 이어졌다. 늘어나는 수요를 중국 내부적으로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물량이 크게 증가하였던 것이다. 가격과 물량 측면에서 수출기업에게 매우 유리한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흐름이 달라졌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성장속도는 확연히 떨어지고 있으며, 화학 등 일부 산업에서는 중국의 자본투자가 늘면서 우리 수출품을 대체하는 모습까지 나타나고 있다. 중국이 수출보다는 내수중심의 성장을 표방하는 것도 부담이다.
중국의 최종수요를 민간소비, 수출, 투자로 나눠 우리나라가 얼마만큼의 부가가치를 얻는지를 살펴보면 중국이 1000달러치 상품을 수출하는 경우 우리나라는 10달러만큼의 부가가치를 얻었으나 민간소비 1000달러는 6달러 정도에 그쳤다(2009년 기준).
중국의 수출구조가 해외로부터 부분품이나 반제품을 수입한 뒤 가공하여 되파는 방식이 우세한 반면 민간소비, 특히 서비스는 자국 내 요소인 노동력의 투입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이 내수중심으로 성장한다면 우리경제가 중국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부가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환율흐름도 우리수출에 부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위안화는 과거와 같은 일방적인 강세보다는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원화는 GDP의 7%에 가까운 경상수지,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 등으로 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수출은 늘지 않으면서, 가격경쟁력마저 떨어지는 이중고의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는 “실제로 이미 대중 수출은 1분기 들어 감소세로 전환되고 있으며, 대중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의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수출시장 다변화, 고부가가치화 등으로 우리의 가장 큰 수출시장의 변화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