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기간에도 '불법보조금' 의혹…단통법 발효 전까진 지속될 듯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대한민국의 IT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거의 모든 곳에서 최상의 통화품질과 무선인터넷을 즐기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그 중심에는 세계 이동통신사업을 선도하고 있는 우리나라 이동통신 3사있다.

하지만 이통3사가 만들어 낸 ‘불법보조금’ ‘대란’ ‘호갱’ 등의 신조어들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수시로 오르내리며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작년 말부터 ‘불법보조금’의 수위가 도를 지나치면서 이슈화 되기 시작했지만 그 전에도 비싼 값을 주고 휴대폰을 구매하는 이른바 ‘호갱’들은 양산돼 왔다.

소비자는 휴대폰을 사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 하고 같은 휴대폰을 각기 다른 가격에 구매했다. 발품팔지 못한, 더 많은 보조금을 받지 못한 소비자는 ‘호갱’이 됐다. 소비자는 차별받아왔다.

불법보조금이 지난 2월 ‘대란 시리즈’가 정점을 찍으면서 미래부는 칼을 빼들었다 사상 초유의 영업정지, 이통3사는 45일간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어 이통 3사 사장이 국민들 앞에 나와 사과하고 공정한 경쟁을 펼치겠다 다짐했다.

5월 20일 순환식 45일간의 영업정지가 끝나고 이통3사는 달라졌을까.

영업정지 기간 중에도 불법으로 보조금을 살포했다는 정황들이 포착됐고, 한 업체는 전세계 공동발매를 준비한 삼성전자의 ‘갤럭시 S5’를 조기 출시하는가 하면, 영업정지 기간에 예약가입자를 유치했다는 의혹 등 이통 3사의 모습은 전혀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LTE 서비스가 상용화되기 전 3G가 주류였던 때 소비자들은 무제한 요금제로 걱정없이 데이터를 사용했다. 하지만 LTE로 넘어오면서 무제한 요금제가 없어 소비자들은 약정된 데이터 초과로 인한 요금폭탄에 항상 불안했다.

그런데 이번 영업정지 기간, 한 통신사는 LTE무제한 요금제를 들고 나왔다. 이어 다른 두 이통사에서도 LTE무제한 요금제를 바로 당일 심지어 몇 분 뒤에 연이어 발표했다.

하지만 출시된 LTE무제한 요금제는 결국 고가의 요금제로서 혜택을 받는 고객은 일부에 불과하며, 가격 경쟁력을 갖췄냐하면 세 통신사가 불과 1000원 남짓 차이 밖에 보이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언제나처럼 이통 3사는 비슷한 요금제를 내놔 요금제 경쟁은 사실상 미미하고, LTE무제한 요금제는 대다수의 고객과는 상관없는 요금제일 뿐이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45일 영업정지가 끝나고 또 최근 대란이라는 말로 불법보조금이 논란이 되고 있다. 단말기 유통법이 시행되는 10월까지는 이런 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는 사이 소비자들은 계속 차별을 받을 것이고, 여전히 부담스런 가게 통신비에 허덕일 것이며, 페이백 사기 등 피해도 늘어날 것이다.

이통 3사를 보고 있자면 초등학교 교실이 생각난다.

소란을 피던 아이가 선생님에게 지적을 받지만 선생님이 판서를 시작하면 다시 소란스러워진다. 수차례 타이르고 주의를 주는 것으로는 말을 듣지 않는다. 꼭 회초리를 들어야 말을 듣는다.

이 화려한 대한민국의 IT 인프라를 주도하고 있는 이통 3사가 갖춰야 할 모습은 결코 아닌 것 같다.

부디 당부하건데 ‘초딩’에서 벗어나 이통 3사 사장님들이 말했던 공정한 경쟁, 좀 더 성숙한 경쟁을 펼쳐 더이상의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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