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박진영 기자] 수조원대 분식회계와 수백억원대 횡령 혐의로 재판에 선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64)은 11일 “기업을 회생시키기 위한 노력이었을 뿐 사적인 이익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김종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강 전 회장은 “자본시장의 충격과 이해관계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나 혼자 희생하자는 생각으로 개인 재산을 모두 채권단에 맡기고 (STX그룹 계열사의) 기업회생절차를 선택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 일부만 인정하고 횡령, 분식회계 등 나머지 혐의들은 전혀 몰랐거나 범행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STX조선해양의 영업이익을 과대계상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분식회계를 지시한 적도 없고 분식회계가 벌어졌다는 사실도 인식하지 못했다”고 말했으며, 검찰이 분식회계 증거로 내세운 재무보고서에 대해서는 “강 전 회장이 분식회계를 지시했다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맞받아쳤다.

강 전 회장은 그러나 “STX그룹 회장으로서 회사를 제대로 경영하지 못해 채권 은행과 임직원들에게 고통을 준 데 대해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잘못한 부분은 달게 처벌받겠지만, 오로지 그룹 회생을 위해 노력한 점 깊이 혜량해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강덕수 전 회장은 2008~2012년 회계연도 당시 총 2조 3000억원대의 회계분식을 통해 9000억원의 사기성 대출을 일으키고 1조 7500억원의 회사채를 부정 발행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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