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최은혜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이 6일 미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진행하던 소송을 모두 취하하기로 하면서 ‘특허전쟁’이 마지막 승부를 벌이게 됐다.

3년 이상 지루한 소송전을 펼친 두 회사가 화해 무드로 돌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지만, 승산 없는 소모적 전투에 힘을 쏟기 보다는 미국에서 펼쳐질 ‘마지막 격돌’에 올인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른 관점에서는 전선을 축소했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6일 삼성전자와 애플에 따르면 양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한국을 포함한 일본, 독일, 네덜란드,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호주, 스페인 등 9개국)에서 에서 진행 중이던 특허 관련 소송을 철회하기로 합의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이번 합의가 양사 간 특허 라이선싱 협의와 관련된 것은 아니”라며 “미국에서의 특허 소송은 계속 진행될 예정”이라는 덧붙였다. 애플 역시 “애플과 삼성은 미국을 제외한 기타국가에서 양사간의 소송을 철회하기로 합의했다”며 “이 합의에 라이선싱 계약은 포함되지 않으며 미국 법원에 계류돼 있는 기존 케이스는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양사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인력을 쏟아 부으면서 불필요한 자원을 낭비하는 대신 가장 상징성이 큰 미국 소송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양사는 3년 넘게 특허소송을 전개 중이지만 “변호사만 웃는 특허전”이라는 비아냥을 받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각종 소송전이 장기화 국면으로 뒤바뀌면서 실제 타격을 받는 양사의 제품들은 자연스럽게 ‘구형 제품’들이 돼, 양사가 얻을 실질적인 이득은 없다는 게 중론이었다.

한편 미국에서 남은 양사의 법정다툼은 삼성·애플 간 1차 소송에 대한 삼성의 항소다. 또한 다른 특허와 제품으로 지난 3월 말 시작된 2차 소송은 배심원단이 양쪽 다 상대편 특허를 일부 침해했다고 보고 ‘쌍방 일부 승소’ 평결을 내린 상태로, 재판부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