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 엔진 찾기에 분주한 이통사들이 자동차 업체와의 IT 컨버전스(융합)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27일 각 이통사들에 따르면 매출 및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통신비 인하 압박을 받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들 이통사들은 수익 극대화와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의료, 교육, 금융, 미디어 등으로 사업 보폭을 넓히면서 자동차 업계와의 협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통사의 무선 네트워크 운영 기술과 자동차 제조사의 기술 노하우가 접목되는 텔레매틱스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텔레매틱스란 자동차와 스마트폰을 연결해 원격 시동, 원격 문열림, 차량 진단 서비스, 길안내·위치 정보 제공, 오디오·비디오 재생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지난해말 카쉐어링 시범서비스를 선보인 KT는 올초 텔레매틱스 사업 추진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KT는 올해 1월 글로벌기업고객(G&E)부문 내 M2M(사물지능통신)담당부서를 신설하고 시장을 BM(Before Market)과 AM(After Market)으로 나눠 공략하고 있다. BM은 차량 출시 전부터 자동차 제조사와 해당 모델에 대한 서비스를 개발해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AM은 이미 출시돼 유통되고 있는 기존 차량에 서비스를 제공해 스마트화 하는 것이다. 
 
KT는 BM시장 공략을 위해 2005년부터 텔레매틱스 전용폰 출시 등 현대차와 협력해 왔다. 현재 5만여대 차량이 KT의 3세대(3G)통신망으로 현대차의 텔레매틱스 서비스 '텔레매틱틱스'를 이용 중이다. 현대차의 또 다른 텔레매틱스 서비스 '블루링크'에도 통신모듈을 탑재해 원격 시동·, 냉난방 가동, 운행기록 등의 서비스를 앱으로 제공하고 있다. 
 
KT는 현대차와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블루링크 서비스가 중형 이상의 신차 전 차종에 옵션으로 탑재될 계획"이라면서 "앞으로 매년 10만여대 이상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T는 자체 개발 기술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면서 KT렌탈과 협력해 차량에 와이파이를 장착하는 등 AM 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SK텔레콤은 텔레매틱스 서비스 '유보(UVO)'를 앞세워 자동차 업계와의 IT융합 사업을 본격화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기아차와 유보 서비스를 기아차의 K9에 탑재하는 '유보 서비스 사업 협력 계약 조인식'을 맺었다. 이달 10일에는 기아차와의 협력 분야를 확대했다.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고객을 대상으로 자동차 유지 관련 패키지 서비스 '오토 라이프 팩'과 회사간 멤버십 연계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앞서 SK텔레콤은 2009년 4월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서 텔레매틱스 서비스 MIV(Mobile In Vehicle)를 선보인 뒤 차량에서 와이파이로 스마트폰과 차량이 통신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기술을 구현했다. 
 
앞으로 SK텔레콤은 기아차에 스마트폰·태블릿 PC 등을 활용한 페이퍼리스 솔루션, NFC(근거리무선통신)기술을 활용한 업무혁신 솔루션을 적극 개발·제공할 계획이다. 르노 삼성과 BM시장을 타깃으로 MIV가 탑재된 르노삼성자동차 출시도 추진 중이다. 
 
LG유플러스도 자동차 업계와 다양한 형태의 사업협력을 추진 중이다. 
 
올해 1월 카 쉐어링 분야에 진출한 LG유플러스는 동국대학교 카쉐어링 전문 자회사인 한국카쉐어링과 위치기반서비스(LBS) 등 카쉐어링에 필요한 솔루션·서비스를 공동 개발 중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여러 형태의 사업협력을 준비 중"이라면서 "막바지 작업 중이다. 획기적인 것이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통신업계와 자동차 업계 간의 IT융합 사업 활성화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들은 "무선 네트워크 기술을 가진 이통사와 자동차 업계와의 협력은 당연지사"라면서도 "융합사업이 활성화되려면 버그 수정, 적절한 자동차 단가 책정, 자동차 업계의 적극적인 협력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에 IT기술이 점차 많이 접목되고 있다"며 "(융합사업 활성화는)자동차와 통신업체 간 제휴가 얼마나 공고히 이뤄지느냐에 달려있다. 자동차는 제2의 공간이 되고 있는 만큼 활용가능성이 높아 업계간 협력은 긴밀해 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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