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예솔 기자] 영화관에 가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팝콘이다. 영화관에 들어서자마자 층을 가득 메우는 팝콘 향기는 식욕을 자극한다.

팝콘의 칼로리가 무시무시하다는 것은 이미 유명한 사실이다. 팝콘의 영양 성분표시를 보면 한 눈에 봐도 높은 열량임을 확인할 수 있다. 작은 사이즈 팝콘은 대체로 200kcal에서 400kcal, 큰 사이즈 팝콘은 400kcal에서 900kcal에 달한다.

한 영화관은 매점 앞 안내판을 통해 영양성분표시를 제공한다. 이 안내판을 들여다보면 신경 쓰이는 것은 칼로리뿐만이 아니다.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팝콘의 1회 제공량을 표시하고 있는 낯선 단위 'oz(온스)'다. 중량을 표시하는 'g(그램)'이 익숙한 소비자들에게 ‘온스’는 생소한 단위다. 이곳의 영양 성분표시에 따르면 고소 팝콘(중) 46온스는 열량 197.5kcal다. 이는 매점에서 판매하는 핫도그, 피자, 오징어, 나쵸 등이 그램으로 표시돼 있는 것과는 차이를 보인다.

'oz'는 온스라고 읽으며 화장품이나 샴푸 등 액체의 용량 단위를 표시할 때 종종 사용되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사용되지 않는 단위로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온스는 질량, 부피의 단위이며, 질량을 표현하는 1oz는 28.35g이다.

온스로 표시된 해당 팝콘을 알기 쉽도록 단위변환기를 통해 그램으로 환산해 봤다. 46온스는 무려 1,304.07806그램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팝콘 중 사이즈의 무게가 약 1.3kg(킬로그램)이 아니라는 것은 팝콘을 사 먹어본 사람이라면 쉽게 알 수 있다.

생소한 단위를 사용해 소비자들은 정확한 팝콘 양을 짐작하기 어렵다. 왜 업체는 소비자들에게 낯선 단위를, 그것도 팝콘에만 온스라고 표기하는 걸까.

이에 대해 극장 관계자는 "국제기준 단위에 따라 팝콘은 온스로 표기하는 것이 맞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는 2007년부터 '계량에 관한 법률'에 따라 '평' 단위 대신 '㎡(제곱미터)'를 사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평'은 아직도 우리 실생활에 쓰이고 있다. 아파트 평수를 말할 때 대부분 "몇 평에 살아요"라고 대답하지 "몇 제곱미터에 살아요"라고 답하는 경우는 드물다.

'평'에 익숙한 사람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3.3058㎡(1평)'과 같이 두 단위를 혼용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국제기준에 따라 단위를 표시했다 하더라도 소비자에게 낯선 단위는 무의미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이 짐작할 수 없는 양의 단위를 사용함으로서 팝콘 열량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았다는 의심을 살 수 있다. 더욱이 열량에 민감한 소비자들에게 영양성분 정보를 정확히 전달하는 것은 중요하다.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단위는 피하거나 '평'과 '㎡'의 경우처럼 소비자에게 익숙한 단위를 함께 표시해 소비자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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