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 택배차량의 신고포상금제도인 '카파라치' 제도 시행을 앞두고 택배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정부는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한 채 '묵묵부답'이다.

 
자가용 택배차량의 운영은 사실 불법이지만 택배 물량은 매년 급속하게 성장하는데 정부가 2004년 이후 화물자동차 신규 증차를 제한하면서 암묵적으로 용인돼왔다. 결국 현재 택배차량 2대 중 1대는 자가용 번호판으로 운행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카파라치제가 시행되면 일단 택배물량의 절반이 배달되지 못하는 물류대란이 우려된다. 하지만 사실상 직격탄을 맞는 곳은 자가용 화물차량을 이용해 배달하는 택배기사들이다. 택배 영업차량들이 소화하지 못하고 남는 물량을 받아서 배달하는 이들 자가용 택배기사는 현재 1만5000여명에 이른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21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현실적으로 자가용 기사가 1만5000명인데 이 사람들의 일자리를 뺏을 작정인 것 같다"며 "이 사람들이 한 달에 200만원 정도 버는데 벌금 내면 뭐가 남겠나. 일하지 말라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때문에 택배업계는 바쁘게 뛰어다녔다. 지난 18일에는 정부의 합리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택배기사 2만3000명의 연대서명서를 청와대와 국토해양부 등에 전달했고 20일에는 국토해양부 주성호 제2차관과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뜻을 재차 전달했다. 주성호 차관은 "잘 알겠다"는 요지의 말만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정부가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 정부는 지난 4월 2012년 화물자동차운수사업공급기준 고시를 통해 부족한 택배차량에 대한 신규 공급을 약속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위임한 지자체가 벌금을 물리겠다고 하니 딱히 제지할 방법이 없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하도록 법으로 위임해놓고 지자체가 법에서 정하는대로 하겠다고 조례를 만들어 신고포상금제를 실시한다고 하니 정부도 곤혹스러운 것"이라며 "정부가 시행을 연기하라거나 다른 요청을 하면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꼴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토부가 택배시장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택배차량에 대한) 기준을 정해서 모자라면 증차하고 남으면 감차해야 하는데 이해관계가 엇갈리다 보니 정부가 8년 동안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해서 이렇게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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