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격리자 일부 골프·외출 등 감행…선진국 사례 귀감

   
 

[컨슈머치 = 임경오 기자] 지난해 가을 필자가 괌에 갔을 때였다.

필자는 여러가지에 놀랐지만 특히 두가지 모습에 상당히 큰 문화충격을 받았다.

하루는 어떡하다보니 일본인 단체 관광객에 끼여 원주민 쇼를 구경하게 됐는데 일본인들은 하나같이 식탁을 끊임없이 치우면서 식사하고 있었다. 음식물을 흘리면 휴지로 치우고 그 휴지는 한곳에 모은 후 다시 따로 치우고….

어린아이라고 하더라도 다르지 않았다. 덕분에 홀직원들은 일본인들이 떠난 식탁을 가뿐히 치울 수 있었다.

원래 일본인들이 모두 그러는지 아니면 관광 가이드가 특별히 부탁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예전에 오사카나 교토를 가서 식사할때도 눈여겨 보지를 않아서 다른 일본인들도 그러했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가이드가 부탁했든 안했든 이날 모든 일본인은 식탁을 치우면서 식사를 한다는 사실이었고 필자도 결국 따라서 그렇게 했다.

그 다음날 괌 남부를 자가운전하면서 투어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편도 2차선(왕복 4차선)중 중앙쪽인 1차선에 차들이 길게 늘어서있고 2차선은 차가 거의 없었다. 영문을 몰랐는데 수십초를 더 달리니 이해가 갔다.

1km 전방에서 2차선을 막고 공사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현지 미국인들은 2차선 도로에서 공사를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미리 1차선으로 들어와서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솔직히 보통의 경우라면 비어있는 차선으로 차들이 순식간에 몰려들고 결국 공사지점에서 한대 한대 교행하는 식으로 운전했을 것이다.

물론 미국인 운전 방식이 옳고 우리나라 운전방식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 미국인들은 아무리 차선이 잘빠지는 차선이 있어도 참을성있게 밀리는 차선에서 미련스러울정도로 기다리고 있었다는 점이 충격이었다. 그시간 원래 2차선을 달리고 있었던 필자는 비어있는 차선을 혼자 달리는게 민망하기 그지 없어 얼른 중간에 1차선 차들 사이로 새치기(?)해서 들어가야만 했다.

물론 필자 같은 차량이 몇몇 더있기는 했지만, 예컨대 직진 차선에서 달리다가 좌회전 차선 맨 앞으로 얌체같이 쏙 들어오는 운전자가 많은 한국의 운전문화와는 크게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교차로 꼬리물기도 자신만 아는 이기적인 극단 행동으로 결국은 자신에게 더 큰 피해가 돌아오는 부메랑이 된다.

꼬리물기로 가봐야 얼마나 빨리 가겠는가. 그로인해 교통이 정체된다면 고스란히 자신에게 피해가 오고 있다는걸 정말 모르는건가. 타인을 배려해서 꼬리물기를 안한다면 교통정체는 훨씬 덜할 것이고 그러면 고스란히 모든 운전자가 그 혜택을 받게된다.

필자는 여건 상 대중교통도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지하철을 이용하다보면 객실칸을 이동하는 사람이 많은데 상당수가 객실문을 열기만하고 닫지는 않은채 이동하는 사람 많다. 여름이야 괜찮지만 겨울에는 찬바람이 부는 수가 많아 보다못한 필자가 문을 닫는 경우도 꽤 있었는데 그 문은 오래지 않아 다시 열려진채 닫히지 않았다.

식당에 가면 정말 시장인지 식당인지 헷갈릴 정도로 고래고래 소리치는 사람이 많다. 그러다보니 목소리를 높이고 목소리를 높이다보니 더 시끄럽고 그래서 목소리를 더 높이는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한다.

사실 아파트의 경우 층간 소음으로 인해 살인까지 발생하는게 현실인데 이게 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한데서 빚어진다. 포장해서 얘기하면 헌법상에서 제3자적 기본권 존중이 부족한데서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헌법에선 주거의 자유를 명시하고 있는데 제3자의 기본권을 존중한다면, 즉 아래층 사람의 평온한 삶을 존중한다면 층간소음을 막는데에 신경쓸수 밖에 없으며 아랫집 사람 역시 윗집의 기본권을 존중한다면 웬만한 것은 참을줄도 알아야 하지만 현실적으론 상대방에 대한 이해나 배려보다는 자신이 불편한 것을 먼저 내세우게 된다.

이번에 메르스가 퍼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격리되고 있는데 소수이긴 하지만 이들중 일부가 감염우려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중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갔다고들 들었다.

물론 자신이 감염된지 모르고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들렀다가 다른 사람을 감염시킨것은 불가항력이라 하더라도 감염우려가 있어 격리를 시켰는데도 심지어 골프를 하기위해 나가는 등 외출을 하는 경우가 꽤 있었다는 보도다.

타인을 배려한다면 이래선 안된다. 만의 하나 나도 걸렸으니 다른 사람도 걸려라는 억하 심정으로 그랬다면 천벌을 받을 일이다.

사실 마스크를 최우선적으로 써야할 사람은 정상인보다는 감염자나 감염우려가 있는 사람이다.

타인을 배려하면 자신에게는 은혜가 돼서 돌아오고 타인을 배려하지 않으면 자신에게 비수가 돼서 돌아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한번 각인했으면 한다.

임경오 컨슈머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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