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비용 늘려도 소비자 반응 싸늘…전문가 "갈수록 점유율 낮아질 것"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했던 홈쇼핑업계에 먹구름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침체기에 빠져있던 홈쇼핑업체들은 특히 올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가짜 백수오 사태 등 돌발 악재까지 겹치면서 연일 크게 흔들렸다.

지난 2분기에 이어 이번 3분기까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든 업체들은 장기화되고 있는 실적 부진을 개선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지만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3분기 성적표, 줄줄이 '낙제'

최근 주요 홈쇼핑 업체들 모두 3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실적은 예상보다 훨씬 저조했으며 특히 허씨 일가의 GS홈쇼핑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 홈쇼핑 주요 3사의 3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홈쇼핑(대표이사 부회장 허태수)은 지난 3분기 매출액 2,478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3.5%나 뒷걸음질쳤다.

주요 3사중 유일하게 30%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GS홈쇼핑은 “최근 전반적인 소비심리 부진 등으로 취급고와 매출이 감소했다”며 “영업이익의 경우 매출 감소의 영향과 마케팅비 증가 여파로 30%대 줄었다”고 설명했다

CJ오쇼핑(대표이사 김일천)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이 2,59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1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8% 하락했다.

매출액 감소에 대해 CJ오쇼핑 측은 지난 2분기 백수오 사태 이후 지속된 건강기능식품 시장 침체와 메르스 여파에 따른 계절 상품의 판매 부진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이익은 송출수수료 상승 및 모바일 프로모션 비용 증가 등으로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현대홈쇼핑(대표이사 강찬석)은 매출이 2,176억 원으로 1.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25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8.9% 내리막길을 걸었다.

가짜 백수오와 메르스 사태로 2분기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던 홈쇼핑 업체들은 결국 3분기 마저 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믿었던 모바일도 부진…돌파구 모색 중

홈쇼핑업체들은 TV부문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모바일 부문을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으나 그마저도 전망은 밝지 못하다.

   
▲ 홈쇼핑업계의 장기부진이 우려되고 있다.

모바일쇼핑 부문은 TV쇼핑에 비해 상대적으로 판매 수수료가 낮아 수익성이 적은데다 최근에는 성장성마저 둔화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

그럼에도 모바일 부문만이 유일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여전히 모바일 부문에 대한 투자만이 실적 개선의 돌파구로 여겨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F/W패션, 해외시장 공략 등을 모색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강철구 CJ오쇼핑 경영지원담당 상무는 “4분기 유통업 체감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어 홈쇼핑도 매출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상반기부터 시작된 IT, 물류 투자를 토대로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서비스 품질을 개선해 매출을 견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 겨울패션 쪽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패션 쪽 수주가 워낙 좋아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작년과 비교해서는 크게 개선되지는 못하겠지만 상반기에 비하면 하반기는 확실히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T커머스 등 경쟁심화 예고 돼

업계 관계자들은 4분기 회복세를 노리고 있는 반면 시장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최근 홈쇼핑업계는 전 업계가 고민 중인 장기적인 소비부진에 더해 TV쇼핑의 경우 타 유통채널로의 고객이탈이 심화되는 모습이 더 큰 문제라는 것. 전반적으로 TV홈쇼핑업계 실적 전망이 밝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지난 7월 공영홈쇼핑 아임쇼핑이 개국하면서 TV홈쇼핑사는 7개로 늘어나 경쟁은 더 치열해진 가운데 무섭게 몸집을 불리고 있는 소셜커머스, IPTV 대중화로 인지도를 높이는 T커머스 등과의 경쟁이 버거운 모습이다.

   
▲ T커머스 진출을 발표한 신세계쇼핑

T커머스는 TV와 리모컨을 이용해 원하는 상품을 검색부터 구매·결제까지 하는 상거래다.

가령 TV 드라마를 보고 있는 중에도 바로 주인공이 착용한 의상이나 들고 있는 가방, 마시고 있는 음료의 정보를 파악하고 그 자리에서 구매까지 할 수 있다.

최근 IPTV 보급이 크게 확대되면서 활기를 띠고 있는 T커머스는 올해 신세계 등 다수의 기업이 참여 의사를 밝히는 등 2017년에는 T커머스 취급액이 1조 원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김지효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홈쇼핑 산업이 과거와 같은 성장을 구가하기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신사업 진출 등 해법을 모색할 때"라고 분석했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업체 개별적인 요인보다 홈쇼핑 업황 부진이 가장 큰 우려 사안이다. 홈쇼핑 업계 전반적인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T커머스 등장으로 제로섬게임이 가속화할 경우 대부분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