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명 모두 통보도 생략…회사 측 "시스템 오류때문…보완·정비 예정"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인기 자양강장제 ‘박카스’ 광고를 통해 청년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채용 과정에서 ‘갑질’ 논란에 휩싸여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채용갑질? 면접 응시자 30명 전원, 통보 없이 불합격 처리
최근 동아쏘시오홀딩스는 2015년 신입사원 공개채용 과정에서 ‘글로벌전략’ 직군에 지원해 1차 면접을 치른 30명의 응시자들에게 아무런 결과 발표도 하지 않은 채 전원 탈락시켰다.
▲ 한 취업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
면접 직후 인사담당자는 응시자들에게 홈페이지 또는 개별 문자 발송을 통해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했지만 발표일이 지나도록 어떤 통보나 홈페이지 발표는 없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에 이를 문의한 한 응시자에 따르면 사측 관계자는 “홈페이지 공간이 한정적이어서 글로벌전략 부문은 합격자에 한해 전화로 결과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공개된 2차 면접 일정을 확인한 결과 글로벌전략 부분은 아예 제외돼 있어 합격자에게 유선으로 통보했다는 사측의 주장은 결국 거짓으로 밝혀졌다.
▲ 뒤늦게 보낸 불합격 통보 문자 |
논란이 커지자 사측은 발표 예정일로부터 이틀이 지나서야 부랴부랴 불합격 통보 문자를 30명 전원에게 전달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한 관계자는 “시스템 오류로 인해서 지원자들에게 합격 여부를 확인하는데 불편함을 드리게 돼 죄송하다”며 “시스템을 보완 및 정비할 예정이며 앞으로는 불합격자에 대해서도 개별통지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강한 이미지 ’박카스’, 갑질로 훼손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문제 수습에 애쓰고 있지만 명확하지 못했던 채용 과정에 대한 비난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특히 취업준비생 사이에서는 이번 동아쏘시오홀딩스의 행태가 엄연한 채용 갑질이라며 울분을 토하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 소재 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김 씨(27.남)는 “피 말리는 심정으로 합격 여부를 기다리는 지원자들에게 문자 발송 하나 해주는 것이 그렇게 힘든 일이냐”며 “응시자들이 채용과정에 노력을 기울이는만큼 기업도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일각에서는 동아쏘시오그룹의 연이은 갑질 논란으로 지금까지 쌓아왔던 건강한 기업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 박카스 TV광고 '대한민국에서 알바생으로 산다는 것' 편을 비롯해 동아쏘시오그룹은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는 광고를 제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
그룹 오너인 강신호 회장은 사명에 ‘사회’를 뜻하는 ‘쏘시오(SOCIO)’를 넣을 정도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사명감을 가지고 어려운 이웃을 위한 지원활동은 물론 장학사업, 문화사업까지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최근 갑질 채용 논란이 벌어지면서 동아쏘시오그룹은 취업준비생은 물론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적지 않은 실망감을 안겨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지난 18일 새정치민주연합 유성엽 의원은 기업들의 채용 갑질을 제재하는 내용의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유성엽 의원은 “최근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채용 갑질 논란 등과 같은 구인자가 구직자에 가하는 부당하고 불법적인 대우가 큰 문제가 되고 있다”며 “각 기업체의 공정한 채용절차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라고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