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BOK 이슈노트'서 강하게 지적
최근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대출업무 허용 등과 같은 금융 겸업 논의를 확대하고 있지만 국제적으로는 이같은 비지니스 유형을 엄격히 제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 리만브라더스 사태 및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이후 미국이나 영국 등 주요국들은 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볼커룰, 소매은행업 분리 등 '은행, 증권 겸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가는 추세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내부 겸업 범위를 확대하려면 우선적으로 '시스템 리스크의 유발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송상진 한국은행 거시건전성본석국 금융제도팀 과장은 22일 'BOK 이슈노트' 시리즈로 발간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금융겸업 논의와 시서점'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영국 등은 '글래스 스티걸법(Glass-Steagall Act)'과 같은 엄격한 전업주의로 복귀는 아니지만 그 동안의 겸업화 추세를 수정해 자국 실정에 맞는 겸업제한 방안을 도입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예컨대 미국은 시스템적 리스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자기매매거래와 헤지펀드, 사모투자펀드(PEF) 투자에 대한 겸업을 제한하되 고객 서비스 제공이 목적인 경우 필요시 관련 규제 적용을 배제할 예정이다.
영국은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은행제도 구축을 위해 겸영은행 내 소매금융부문으로부터 외부 겸업 형태의 자회사간 계열관계는 유지하도록 할 예정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2000년11월 금융지주회사 설립 허용으로 미국, 일본 등과 같은 외부 겸업 형태가 전면적으로 도입되면서 겸업주의 채택국가로 분류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국내 겸업화 확대 논의는 외부겸업 중심의 국제논의와 달리 증권·보험회사 등 은행 지주회사 설립에 제약이 있는 금융회사의 내부 겸업을 통한 업무영역 확대 문제로 국한되고 있다.
송 과장은 "우리나라 은행은 지주회사 방식을 활용한 금융투자업이나 보험업 진출이 용이한 규제, 자본규모 취약 등으로 은행 자회사를 인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따라서 증권·보험회사는 여·수신, 지급결제 등의 은행업무를 지주회사를 통한 외부겸업보다는 내부겸엄 형태로 수행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최근 금융겸업화에 대한 국제논의는 상업은행에 대해 증권과 보험업을 겸업하도록 허용할 지, 제한할 지가 주요 이슈"라며 "우리나라에서 논의되고 있는 내부겸업 방식은 국제적으로 여전히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미국은 1999년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결합을 허용한 GLB법이 도입된 후 외부겸업을 전면 허용했지만 내부 겸업에 대해서는 1933년 글래스 스티걸법에 따른 제한을 상당부분 유지했다. 영국 역시 지난해 은행산업개혁 최종안에서 소매은행업에 대해서는 겸업은행 그룹 내 여타 금융부문과도 격리하기로 결정했다.
송 과장은 "증권사에 내부겸업 범위를 확대하도록 허용할 경우에는 그에 상응하는 시스템적 리스크 유발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예금 수신기능이 없는 증권회사에 대출업무를 허용하는 것은 증권회사가 환매조건부채권(RP),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과 같은 단기 시장성 자금조달을 통해 대출업무를 확대하는 등 내부 겸엄을 통한 쉐도우 뱅킹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그는 "쉐도우 뱅킹에 대한 국제적인 규제 강화 논의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겸업대상 업무에 대해서는 추가 규제자본 부과 방안을 마련하는 등 시스템적 리스크 유발 가능성을 사전에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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