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원재료가 하락에도 소비자가 올려…"폭리 취했다"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칠성사이다가 지난해 가장 가격이 많이 오른 식품으로 나타났으며, 그 뒤를 코카콜라가 이었다.

21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김자혜) 물가감시센터(공동위원장 김천주·김연화)가 지난 2015년 생활필수품 가격조사 및 원가동향 분석 결과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사이다 품목이 전년대비 9.0%, 콜라 6.0%로 탄삼 음료 가격이 가장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 2014년 대비 2015년 생활필수품 가격변동 현황 (자료제공=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이외에도 냉동만두 5.2%, 과자(파이) 3.5%, 햄 3.3%, 분유 3.0% 등 주요 다소비 품목에서 가격 변동이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4년 12월, 2015년 1월 LG생활건강과 롯데칠성음료가 주요 음료제품의 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칠성사이다’(1.5L)는 평균 2,155원에서 평균 2,348원으로 2014년 대비 9.0%(193원) 올랐으며, ‘코카콜라’(1.5L)는 2015년 평균 2,518원으로 6.8%, ‘펩시콜라’(1.5L)는 5.1% 인상됐다.

또한 2014년 12월 CJ제일제당이 냉동제품의 가격 인상을 발표함에 따라, 2015년 한 해 동안 시장가격에 반영되어 ‘백설 군만두’의 판매가격은 2014년 대비 6.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4개 생필품 및 가공식품의 2014년 대비 2015년 평균 가격증감률은 원재료가 3.2% 하락, 출고가 0.8% 하락했으나, 소비자가는 0.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재료가격은 전체 34개 품목 중 62%에 해당하는 21개 품목에서 감소했고, 식용유와 아이스크림의 원재료가격이 18.7%로 가장 크게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외에도 참기름 17.7%, 된장 15.1%, 커피믹스 12.9%, 과자(스낵) 10.9%, 시리얼 10.3% 등의 원재료가격 또한 10% 이상 떨어졌다.

아이스크림, 된장, 과자(스낵), 간장, 마요네즈, 과자(파이), 즉석밥, 사이다, 콜라, 맛김, 두부, 우유 등 12개 품목은 원재료가의 하락에도 소비자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 2014년 대비 2015년 주요 품목 가격변동 (원재료가 vs 소비자가)

아이스크림은 탈지분유와 정백당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원재료가격이 2015년 연중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으며, 2015년 아이스크림의 원재료가 평균은 2014년 대비 무려 18.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비자가격은 1.7% 인상됐다.

된장은 주 원재료인 대두, 밀가루, 천일염의 가격이 2014년 이후 하락하는 추세로 2014년 연평균 대비 2015년 15.1% 하락했지만, 소비자가격은 오히려 1.4% 상승했다.

탄산음료는 국제 원당가격 하락에 따라 설탕, 과당의 가격 인하로 원재료가격이 최근 4년 동안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출고가는 매년 상승하여 콜라‧사이다의 출고가는 2014년 대비 2015년 각각 4.6%, 6.7% 인상되었고, 소비자가격은 6.0%, 9.0%로 출고가 인상률보다 높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식용유, 커피믹스, 시리얼의 경우 원재료가격이 10.3%∼18.7% 큰 폭 하락했지만 소비자가격은 1.5%∼3.0% 하락한데 그쳤다.

2015년에는 유가 하락과 국제 곡물가격 약세가 지속되면서 많은 품목에서 원재료가격이 크게 하락했으나 원재료가 인하가 소비자가 인하로 연결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국제 원자재가격이 하락해 왔고 저물가 기조가 지속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원자재가격 하락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2013년 말∼2014년 당시 원료가격 인상을 이유로 제품가격을 인상했던 업체들은 가격인하에는 인색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저물가‧저성장 기조에서 서민경제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이제는 기업이 원자재가격 하락 혜택을 소비자와 자발적으로 공유하고 진정성 있게 가격인하에 적극 동참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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