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허가여부 확인은 43% 불과, 일회용 황사마스크 재사용률 78.1%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봄철 불청객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에 온 가족 호흡기 건강에 빨간 불이 켜졌다.

황사 및 미세먼지를 비롯한 공기 중의 유해한 물질은 면역력의 최전방인 호흡기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침에도 불구하고, 호흡기 건강관리의 생활 속 실천은 미흡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유한킴벌리(대표 최규복) 크리넥스 마스크와 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원장 김승철)이 20~40대 일반인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마스크 사용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95%(475명)가 미세먼지와 황사로 인한 호흡기 건강을 걱정하지만, 정작 보건기관이 권고하는 ‘의약외품 황사마스크’를 사용한 사람은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 유한킴벌리 크리넥스-이화의료원이 함께하는 호흡기 건강 캠페인 (자료제공=유한킴벌리)

설문에 참여한 이들이 최근 1년 내에 주로 착용한 마스크로는(복수 응답) ‘입자 차단 기능이 없는 일반 마스크’라는 답변이 77.8%로 가장 많았고, ‘의약외품 황사마스크’가 55.8%로 일반 마스크와 큰 차이를 보이며 그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는 ‘면 마스크(48.2%)’, ‘산업용 방진용 마스크(10.2%)’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메르스, 미세먼지 및 황사 등의 여파로 마스크 착용에 대한 인식은 크게 늘어난 반면,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마스크의 용도를 제대로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설문 참여자들의 연중 사용률이 높았던 일반 마스크의 경우 착용 이유가 ‘미세먼지나 황사 차단(67.1%)’인 것으로 나타났다. 면방한대 사용자의 절반(53.1%)이 미세먼지나 황사 차단 효과가 미미한 방한용 마스크를 미세먼지 및 황사 차단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마스크는 황사 및 미세먼지 차단 기능을 인정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서 의약외품으로 별도 관리하는 보건용 마스크와 방한용 마스크, 공산품(일반) 마스크 등 크게 3가지로 구분하며, 미세먼지와 황사 차단을 위해서는 반드시 의약외품으로 허가를 받은 보건용 마스크를 구입·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보건용 마스크를 제외하고는 미세먼지와 입자성 유해물질을 차단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황사마스크 구입 시 식약처 허가의 의약외품 여부를 확인하는 사람은 약 4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황사마스크 착용자 중 78.1%가 황사마스크를 사용 후 그대로 사용하거나 세탁 등을 통해 재사용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해, 황사마스크 관리 실태도 낙제점인 것으로 드러났다.

황사마스크 사용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본인이 마스크를 제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사람 또한 27.6%에 불과했다. 황사마스크는 일회용 제품으로 재사용이 권장되지 않는다. 황사마스크를 재사용한 횟수로는 2회가 48.1%, 3회가 22.8%로 2~3회가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고, 4회 이상 사용한 사람도 약 30%를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인이 생각하는 황사마스크의 적정 사용 횟수를 묻는 질문에도 2~3회로 꼽은 사람이 57%로 가장 많았다. 황사마스크를 여러 번 사용한 이유는 ‘한번 쓰고 버리기 아까워서’와 같은 경제적인 이유가 58.2%로 가장 많았고, ‘여러 번 써도 황사 및 미세먼지 차단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아서(20.3%)’, ‘사용 횟수나 기간에 제한이 없을 것 같아서(15.2%)’와 같이 적정 사용 횟수를 잘 모르는 것 또한 주요한 이유로 집계됐다.

한편 오염된 마스크를 물이나 세제 등으로 세탁하거나 먼지를 털어 재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황사마스크를 재사용한 방법으로는 ‘사용 후 그대로 두었다가 사용’이 53.2%로 가장 많았고, ‘손으로 마스크에 묻어 있을 먼지를 털어 사용‘이 18.4%, 뒤이어 ‘비닐이나 제품 포장지에 넣었다가 사용(15.8%)’, ‘물이나 세제에 세탁하여 사용(12.7%)’ 순으로 나타났다.

마스크를 세탁하게 되면 황사마스크에 내장된 특수필터가 손상돼 효과적인 사용이 어려울 수 있다. 실제 유한킴벌리의 이노베이션센터(R&D연구소)에서 진행한 실험에서 황사마스크를 세탁기로 한 번 빨자 미세먼지 차단 기능이 약 49% 정도로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장중현 교수는 “지름 10㎛(마이크로미터)이하의 미세먼지는 코털과 기관지 섬모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 속 깊숙이 침투해 허파 꽈리(폐포)에 흡착해 기관지나 폐를 손상시키며 각종 호흡기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며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최대한 바깥 출입을 자제하고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는 반드시 면 마스크가 아닌 미세먼지 차단이 가능한 황사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미세먼지는 WHO(세계보건기구)가 정한 1급 발암물질이자 각종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 실제 감기나 천식, 후두염을 야기하는 것은 물론, 천식과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들의 병세를 더욱 악화시킨다는 보고가 있다. 또 폐 기능이 발달하는 시기에 있는 소아나 면역력이 약한 고령자의 경우 호흡기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유의하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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