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일본 및 유럽 대비 뒤쳐진 시장…맞춤형 상품 개발 필요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국내 1인 가구가 500만 개에 이르렀다.

가파르게 증가하는 1인 가구 덕에 편의점 등의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근거리 소비문화가 발달하면서 1인 가구에게는 생활밀착형 서비스가 각광받는 추세다.

그렇다면, 금융상품은 1인 가구에 얼마만큼 다가왔을까?

▶아직 자리 잡지 못한 1인 가구 금융상품

1~2인 가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솔로 이코노미의 성장과 금융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비중은 현재 27%에서 오는 2025년에는 31.3%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 만큼 1인 가구를 위한 ‘솔로 이코노미’ 역시 성장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꾸준히 싱글 라이프를 즐기는 1인 가구를 위한 소형 가전제품과 즉석 요리제품 등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주택 역시 대형주택 보다는 중소형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KB금융지주 연구소는 이 보고서에서 "1인 가구는 간편함, 편리함을 추구하는 트렌드와 함께 소포장, 소용량 식품 선호가 늘고 간편한 완전조리, 반조리 식품 시장을 크게 성장시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서 1인 가구를 겨냥한 상품을 찾기란 어렵다.

우리금융연구소는 이미 2014년부터 이를 지적했다.

연구소는 “솔로 이코노미가 확대되고 있으나 주로 30~40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현재 금융회사들이 제공하고 있는 은퇴금융 상품과 서비스 역시 자녀와 배우자가 있는 노후자금 마련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배우자 사망에 대비할 수 있는 보험이나 사망 후 원활한 상속을 제공하는 개인신탁 등 금융상품 등이 절실하다는 것이 연구소의 견해였다.

올해 보험연구원에서 발표한 ‘1인 가구 대상 보험상품 제공 방안 보고서’에도 1인 가구 맞춤형 보험 상품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다.

▶선진국의 1인 금융…고독사 보험·편의점 뱅킹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일찍이 1인 가구 증가를 경험한 미국 및 유럽의 경우 정부 정책 및 주택·식품 시장이 이미 1인 가구 증가에 맞춰 변화하고 발전 중이다.

국내는 싱글 및 1인 가구를 새로운 소비주체로 인식하는 성장 단계에 와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은 ‘고독사 보험’을 개발했다. 이 보험은 60대 이상 저소득층 1인 가구를 대상으로 만든 상품으로 고인의 뒷수습 및 유품정리 등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독사 보험의 월 보험료는 월 3,000원 수준이다.

편의점을 이용한 금융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일본의 세븐은행은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대형 유통기업인 ‘SEVEN&1’ 그룹 산하의 은행 계열사다.

이 은행은 편의점 인프라를 활용하는 대표적 금융기관으로 세븐일레븐 점포를 활용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네트워크를 1만8,000곳 이상 구축했다.

ATM에서는 단순 입·출금 기능 외에도 송금, 카드론, 정기예금 가입, 해외송금 및 수취 등 세븐은행이 제공하는 대부분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구축해 편의점 수익은 다각화하고 내방 고객 수를 확대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1인가구 특성 살린 상품 필요

국내에서도 편의점 인프라를 활용해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1인 가구 맞춤형 상품은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신한은행은 BGF리테일과 제휴해 편의점 CU에 디지털 키오스크를 설치,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고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도 GS리테일을 통해 24시간 무인점포(ATM)을 운영할 계획이다.

강서진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원은 “현재 금융권은 오프라인 접점이 점차 약화되고 있어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을 금융 인프라로 활용하려는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라며 “지금까지 편의점 ATM의 경우 다소 높은 수수료로 인해 기존 은행 자동화기기 영업시간 외 입출금 용도로 이용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 등장과 함께 새로운 기기가 도입될 경우 이러한 장벽이 해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편의점 금융의 경우 ATM 등 기계를 통해 서비스가 제공되는 등 제한사항이 존재해 온라인 채널의 보조역할이나 간단한 금융상품 판매가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며 “편의점은 오래 머무르는 장소가 아닌 ‘자주 드나드는 곳’이라는 특성을 고려, 빠르고 쉽게 처리 가능한 상품 및 서비스를 설계할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1인가구의 특성을 살린 상품이 많지 않다며 이를 위한 상품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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