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I, 아웃백 등도 점포수 급감…1인가구·건강식 등 외식트렌드 변화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특별한 날, 외식의 대명사로 불리던 패밀리레스토랑들이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

2000년대 초부터 외식산업을 주름 잡던 베니건스(대표 이상민), TGI프라이데이스(이하 ‘TGIF’, 대표 노일식),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대표 조인수) 등 대표 패밀리레스토랑들이 실적 부진이 누적되면서 폐점되는 매장이 늘어나는가 하면 사업 종료를 결정하는 브랜드도 줄을 잇고 있다.

반면 최근에는 계절밥상(대표 정문목), 올반(대표 최성재), 자연별곡(대표 박형식), 풀잎채(대표 정인기) 등 한식뷔페가 빠르게 영토를 확장 중이어서 대조를 보이고 있다.

▶’황금기’ 가고 ‘쇠퇴기’ 맞은 1세대 패밀리레스토랑

지난달 31일 서울역에 자리잡았던 ‘베니건스’가 문을 닫았다. 이제 국내에 남은 베니건스 매장은 '롯데강남점' 한 곳이다. 하지만 이 매장도 계약이 종료되는대로 곧 폐점될 예정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베니건스를 비롯한 패밀리레스토랑들이 완연한 쇠퇴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베니건스는 지난 2010년 문구업체 바른손에 인수되며 변화를 모색했으나 외식업계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며 점포 수를 줄여만 갔다.

또 다른 1세대 패밀리레스토랑 TGIF는 지난 2010년 롯데그룹에 인수된 뒤 2013년 5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첫 적자를 기록했으며 이후 실적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전성기 시절 100개가 넘던 TGIF 매장은 현재 33개의 매장만 남았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이하 ‘아웃백’)도 지난해까지 전국 34개 매장을 폐점했다.

한 때 잘 나가던 씨즐러, 마르쉐 등은 이미 지난 2013년에 국내 사업을 종료한 상태이며 2014년에는 토니로마스가 한국 상륙 19년만에 전 매장을 폐점했다.

빕스와 애슐리가 변화에 발맞춰 돌파구를 모색하며 선방하고 있지만 이들 업체들도 예전의 영광을 찾기엔 역부족이다.

▶건강한 한 끼…맛집 찾아 삼만리

패밀리레스토랑의 몰락의 요인은 다양하다. 1인 가구 증가, 외식 문화 변화, 소비 침체, 신규 출점 제한, 경쟁 심화 등 여러 가지 이유가 한꺼번에 맞물려 암흑기가 찾아왔다.

업계는 외식문화 트렌드가 급격하게 변하는 상황 속에서 패밀리레스토랑들이 메뉴 개발은 소홀한 채 단발성 할인 이벤트만을 내세우는 등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패착이라고 지적한다.

그 사이 자연주의 밥상이 각광을 받으면서 건강한 재료들로 차려내는 한식뷔페 전문점이 외식문화의 하나로서 확고히 자리매김 중이다.

   
 

지난 2013년 1월 중소업체 풀잎채가 포문을 연 한식뷔페 시장은 곧이어 CJ, 이랜드, 신세계 등 굵직한 국내 대기업들이 하나 둘 사업에 뛰어들면서 파이가 점차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풀잎채는 현재 4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2013년 7월 문을 연 CJ푸드빌의 계절밥상은 현재 33개의 매장을 보유 중이다. 2014년 론칭한 이랜드파크의 자연별곡은 47개, 뒤이어 신세계푸드의 올반도 13개로 매장을 확대했다.

한식뷔페의 대표주자 자연별곡은 국내뿐 아니라 중국 등 해외 외식시장까지 노리고 있으며, 신세계푸드는 최근 1인 가구 증가로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는 HMR(가정간편식) 시장에서 올반을 통해 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천편일률적인 프랜차이즈 음식점 대신 소문난 골목 맛집을 찾는 것이 유행처럼 번진 점도 외식산업 재편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다.

온라인 상에는 ‘맛집’ 관련 콘텐츠가 넘쳐나고, TV에서도 연일 ‘맛집’, ‘미식가’들이 쉴새없이 등장하면서 소규모 맛집의 특색있는 먹거리를 찾는 문화가 자리잡았다.

특히 스테이크, 피자, 파스타 등 패밀리레스토랑의 주력제품들은 홍대, 이태원, 강남과 같은 주요 상권에서는 한 집 건너 한 집 사이로 찾을 수 있다.

더욱이 이 소규모 맛집들은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특색있는 메뉴와 전문성까지 더해져 패밀리레스토랑의 경쟁력을 완전히 잃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른바 혼밥족, 웰빙족의 증가 추세 속에 한식뷔페와 골목상권 맛집 유행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건강식 메뉴개발과 가격 할인 혜택을 내세우며 재도약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패밀리 레스토랑 업체들의 입지는 앞으로 점점 더 좁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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