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시골밥상' 민속박물관 같은 분위기에 착한 가격…매니아층 형성

▲ 이태원 제일기획 대각선 건너편에 있는 24시 시골밥상집. 초라한듯 싶지만 정겨운 모습이다. 겉보기와는 달리 1층과 2층의 식당안은 작은 민속 박물관이다.

흔히들 주말 오후 교외로 드라이브 나가는 주된 이유는 바람쐴 겸해서 카페와 맛집을 찾아가는 게 가장 크다고 할수 있겠다.

서울시민이라면 교외를 나가지 않고 한 자리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입과 눈을 비롯 오감이 행복할수 있다면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을까.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태원역과 한강진역 사이 제일기획 대각선 블록쪽에 위치, 작은 박물관 느낌의 24시 '시골밥상' 집을 강력 추천한다.
 
▲ 시골밥상 내부. 주말 오후 4시인데도 꽤나 사람이 있다.
일단 가격이 착하다.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반찬이 많이 나오는데도 1인당 7천원밖에 안한다. 요즘 웬만한 된장찌개가 6천원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놀랄만 하다.
 
▲ 나무 주걱으로 된 메뉴판.
나무 주걱에 메뉴를 써놓아 흥미를 돋구고 입맛을 더 돌게 해주는 쥔장의 센스가 돋보인다.
 
여기에 추가메뉴를 주문하면 식탁을 더 풍성하게 할수 있다는 점도 끌린다.
 
계란찜의 경우 3천원, 갈치구이가 1만원 등인데 추가 메뉴없어도 푸짐하지만 이들을 함께 주문해 올려놓으면 임금님 수라상이 부럽지 않다.
 
반찬은 매우 정갈하면서도 맛은 담백하다. 반찬 재활용을 하지 않기 때문에 조금씩 담겨나오지만 오히려 이같은 모습이 믿음직스러우며 부족하면 추가로 달라고 해도 흔쾌히 응해줄 정도로 인심도 넉넉하다.
 
기본으로 나오는 된장국은 구수하면서도 감칠맛난다. 한 수저 입에 넣었을때 감도는 향기는 시골 들녁에서 일하다 먹는 된장국 그 느낌 그대로다.
 
▲ 1인당 7천원짜리 밥상이다. 단 계란찜은 별도 주문이며 가격은 3천원.
▲ 이 사진은 두달여전 다른날 방문했을때 받은 밥상이다.
     
나물은 화학조미료를 거의 쓰지 않는걸로 알고 있는데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나물 고유의 풍미를 혀끝에서 오래 맴돌게 한다.
 
기본적인 반찬 몇가지만 빼고는 들를 때마다 반찬들이 바뀌어 질릴 새가 없게 한다.
 
좋아하지 않는 반찬이 나오면 남겼다 버리느니 다른 반찬으로 바꿔달라고 하면 된다. 기자는 젓갈과 고기 장조림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어서 바꿔달라고 했는데 당시 상에 없던 어묵조림이 나오기도 하고 부추 부침개가 나오기도 했다.
 
24시간 문을 여는 이집은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꽤나 알려져
 
있는 모양이다. 기자가 방문할때마다 거의 일본인들이 있었는데 얼핏 들어도 저렴한 가격과 깔끔한 맛, 한국 토속적인 분위기에 한껏 매료된 모습들이다.
 
일본인뿐만 아니라 서양인들도 드물게 눈에 띈다. 역시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을 실감케해주는 곳이다.
 
식당안에는 예전 생활 소품들이 참 많다.
 
식당은 1층과 2층 두곳이 있는데 두 곳 모두 오래전 생활소품이 많으니 시간이 나면 함께 들르는게 좋다.
 
▲ 식당인지 박물관인지 헷갈릴 정도로 옛 소품들이 많아 눈을 즐겁게 한다.
이들 식당안에는 고가구 문갑을 비롯해 지금의 다리미격인 인두와 호롱불, 기다란 곰방대, 갖은 모양의 떡살, 태극무늬의 방패연, 교환식 전화기, 목좁은 백자도자기, 조선시대 화폐인 상평통보, 축음기, 다섯알 주판, 삼태기, 조롱박, 추저울 등이 빼곡히 차있다.
 
▲ 옛 소품들
조선시대때 암행어사 등 대소 관원이 지방 출장을 나갈때 역사에 있던 말들을 부릴 권한을 증빙해주는 마패와 얼마전 다큐 영화 '워낭소리'로 유명해진 워낭도 눈에 띄였으며 가곡 '성불사의 밤' 가사 첫소절 '성불사 깊은 밤에 그윽한 풍경소리...'에 나오는 풍경(風磬)도 정겹기 그지없다.
 
이밖에 옛날 소품들이 무수히 많았지만 기자의 식견이 짧아 이름 모르는게 상당수였다. 다음기회에 이름들을 물어서 다 적어와야겠다. 
 
6호선 한강진역과 이태원역 중간쯤에 위치해있는데 한강진역 1번출구 또는 이태원역 2번출구로 나와 500m 정도 오면 된다.
 
 
강남 방향에서 차를 몰고 갈 경우 한남대교를 건넌후 첫번째로 나오는 고가를 넘고 나서 남산1호터널로 올라가는 고가 옆길로 들어선 다음 수백미터 직진하다가 삼거리에서 한강진역쪽으로 좌회전한후 500미터 이상 가면 왼쪽 새마을금고 바로 옆에 있다.(전화 793-5390 서울 용산구 한남동 738-16)
 
※ 참고 
오는 10월1일부터 1인분 식사가격이 8천원으로 인상 예정이오니 독자분들께서는 오해없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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