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올 상반기 대체로 호실적을 거둬 함박웃음 지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등 상위 6개 손보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3,272억 원으로 전년 상반기(1조1568억 원) 대비 14.7% 증가했다.

며칠 전 발표 된 7월 실적은 더욱 좋았다. 빅6 손보사의 올 7월 합산 당기순이익은 2,99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3.8% 증가해 월 수익률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손보사들이 양호한 실적을 거둔 가장 큰 이유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으로 꼽힌다.

실제로 7월 상위 5개사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이 지난해 동월보다 손해율 85%보다 약 6%포인트가량 낮아진 79%를 기록했는데 이는 상반기 누적치 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보통 여름철은 장마로 인한 홍수, 태풍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 사고율이 높은 시기로 통한다. 그러나 올해 유독 ‘마른 장마’로 불리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빗길 교통사고나 침수피해가 적어져 업체들의 손해율이 오히려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자동차 사고율의 하락 외에도 기본 보험료 인상, 특약 조정을 통해 대당 보험료가 증가한 것도 올해 손보사 이익 개선에 한 몫 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아마도 당분간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오는 손보사들의 실적 개선은 계속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반면 소비자는 울고 싶다. 안 그래도 빠듯한 살림에 자동차 보험료 부담까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AXA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롯데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흥국화재 등이 차례로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한 데 이어 올해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대형 손보사까지 일제히 보험료 인상 흐름에 가담했다.

여기에 KB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는 LPG차량 보험료에 대해서만 따로 또 최소 2%에서 최대 11%까지인상을 단행했다. 보험개발원의 통계 ‘개인차량용 연료별 손해율’에 나타난 ‘타 차량보다 LPG차량의 손해율이 높다’는 것이 인상 근거다.

한마디로 업무용, 영업용이 많은 LPG차량 특성상 주행거리가 길어 사고율이 높다는 것이 보험사 측의 논리지만 애꿎은 LPG차량 사용자에게까지 부담을 지운다는 점에서 반발은 더욱 거세다.

특히 LPG차량의 경우 장애인 및 국가유공자 등 소외계층의 이용도가 높아 더욱 강도 높은 비난을 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손보업체들의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소식까지 들리니 소비자들은 배신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얼마 전 까지도 높은 손해율 타령을 하며 우는 소리를 하더니 결국 그 핑계로 소비자에게 부담을 모두 전가해 더 많은 이익을 도모했다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 보자. 자동차 보험 손해율 악화가 선량한 다수의 고객 탓인가.

손해율 관리에 실패한 보험사가 보험료 인상으로 고객에 모든 부담을 돌리고, 그 효과로 더 많은 이익을 취하는 것은 어쩐지 씁쓸함이 남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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