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고(故) 최수부 회장의 타계 이후 광동제약이 2세 경영의 닻을 올린 지 올해로 어느덧 3년 차에 접어 들었다.

▶최수부의 ‘광동제약’에서 최성원의 ‘광동제약’으로

1963년 광동제약을 창업한 고(故) 최수부 회장은 ‘우황청심원’, ‘광동쌍화탕’ 등 메가히트 제품을 만들어 내며 한방제약업계 독보적 입지를 다진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회사가 부도에 직면하기도 했지만 이후 사활을 걸고 만들어 낸 신제품 ‘비타 500’과 ‘옥수수수염차’이 연타석 홈런을 치면서 회사를 기사회생시킨 것은 물론이고 국내 음료시장의 판도까지 뒤집었다.

초등학교 중퇴의 학력과 제약사 외판원 이력, 말 그대로 ‘맨 손’으로 시작해 ‘50년 최씨 고집’ 하나로 매출 5,000억 원대 제약사로 성장시켜 업계의 큰 별로 회자되는 최 회장은 지난 2013년 휴가 중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후 최 회장 슬하에 1남4녀 중 막내인 최성원 부회장이 경영권을 승계 받아 대표이사를 맡게 되면서 광동제약은 본격적인 오너 2세 경영체재로 돌입했다.

최성원 부회장은 서울대 경영학과와 일본 게이오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1992년 광동제약에 입사해 최 회장 밑에서 20년 넘게 경영수업을 받았다. 영업본부장과 부사장을 거쳐 2005년 3월 사장에 오른 뒤 지난해 3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스피드경영 최성원, 고 최수부 회장과 ‘다른 노선’

최 부회장은 2001년 지금의 광동제약을 만든 1등 공신인 '비타 500' 출시와 마케팅을 진두지휘 한 것으로 유명하다.

광동제약이 ‘우황청심원’과 ‘쌍화탕’으로 쌓은 한방 이미지를 벗고, ‘비타 500’과 ‘옥수수수염차’, ‘삼다수’ 등 음료부문 사업 비중을 넓히면서 젊고 트렌디한 이미지로 탈바꿈하는데 최 부회장의 공로가 컸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최 부회장은 ‘변화’와 ‘혁신’에 바탕을 두고 회사를 이끌고 있다. 대표이사 취임 후에도 최 부회장은 기존의 낡은 것을 버리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고 있다.

   
▲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최 부회장은 지난 2013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2020 Triple1’ 비전을 선포하고, 2020년까지 기업가치 1조·매출 1조·영업이익 10%를 달성하겠다는 경영목표를 세우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고객의 건강한 삶에 기여한다는 미션을 제시했다. 그 다음 해 헬스케어브랜드 기업의 비전을 담은 새 CI를 발표해 얼굴까지 싹 바꿨다.

타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경쟁력 높이기와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도 혈안이다.

2014년 안국약품과 눈 영양제 ‘토비콤’의 판매 제휴 계약을 체결했으며, 다국적 제약사 GSK와도 꾸준히 제휴를 맺어 각종 백신 및 구강제품의 국내 판매 및 유통을 진행하고 있다. 내달 1일부터는 GSK가 공급하던 혈압강하제 '프리토정', '프리토플러스정', '박사르정'에 대한 유통·판매도 시작할 예정이다.

최 부회장은 또한 지난해 사업다각화를 위해 407억 원을 들여 코오롱그룹의 유통 계열사인 소모성자재 구매대행 업체 ‘코리아이플랫폼’을 인수함으로써 몸집을 두 배 가량 불려 지속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부친인 최수부 회장이 전통과 기본에 충실 하는 ‘50년 최씨 고집’ 기반에 두고 경영을 펼쳤다면 아들인 최성원 부회장은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저성장과 내수침체를 뚫을 수 있는 해법으로 ‘스피드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최 부회장에게 경영권이 넘겨진 이후 과거 최 회장 밑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핵심 인력들이 대거 물갈이된 이유도 부친과는 또 다른 노선으로 회사를 개척해 나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성원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저성장 기조와 내수시장 침체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전 부문에 고른 성장을 이룩했다”며 “올해는 빠른 의사결정과 선제적 혁신전략을 통해 비전2020을 더 빠르고, 압도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내부 구조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조 클럽’ 가입 목전에 두고 ’착한 드링크’ 이미지 훼손 ‘잡음’

최 부회장의 공격적 사업 영역 확대에 따라 광동제약의 실적은 고공행진 중이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매출 9,55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82.9% 성장했다. 매출액 수치로 따졌을 때 업계 7위에서 4위로 껑충 뛰어오르며 제약업계 ‘1조 클럽’ 가입까지 목전에 두고 있다.

물론 외형적으로 회사가 성장을 거듭하고 있음에도 지나치게 속도를 강조하는 최 부회장의 ‘스피드경영’ 전략을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빠른 성장에 사활을 걸다 도덕적 해이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7월 광동제약은 ‘광고 리베이트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데 이어 대표상품인 비타500의 ‘거래장부 조작’ 의혹까지 연이은 구설수로 ‘착한 드링크’로 쌓은 긍정적 이미지에 심각한 훼손을 입었다.

또한 최 부회장의 오너로써 자질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그가 대표로 올라선 이후 시끄러운 일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

광동제약 최성원 사장이 80%의 지분을 갖고 있는 광동생활건강이 광동제약 유통 구조에서 '통행세'를 챙기는 회사라는 논란에도 휩싸인 바 있다.

지난 3년간 광동제약이 걸어 온 행보에 비춰 최 수부 회장의 뒤를 잇는 최 부회장이 광동제약을 어떠한 제약사로 키워낼지 우려와 기대가 뒤섞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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