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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0월 선보일 예정인 '컨빅션'이란 영화가 있다.
살인혐의로 종신형을 살게된 친오빠를 구하기 위해 18년동안 삶을 희생한 여동생에 관한 감동 스토리로 1980년 메사추세츠주의 한 작은 마을에서 일어났던 실화를 영화화한 것이다.
어린시절 제대로 양육받지 못했던 오빠 '케니'는 여러번 범죄에 노출됐기 때문에 사건만 터지면 늘 피의자 신세가 돼오다가 어느날 혈액형이 같다는 이유로 살인범으로 몰려 종신형을 선고 받는다.
여동생 ‘베티 앤’은 오빠의 무죄를 주장했지만 모든 변호사는 고개를 흔들었다.
앤은 자신이 변호사가 되기로 마음먹고 두아이를 키우면서도 검정고시를 거쳐 법대에 들어가 변호사가 되는데 성공한다. DNA검사를 통한 ‘무죄 판결 프로젝트'로 앤이 오빠의 무죄를 입증함으로써 18년에 걸친 각고의 노력이 결실을 본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의 메시지중 하나는 확률에 근거해 무고한 사람을 범죄인으로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열 도둑을 잡는것보다 한명의 무고한 사람을 만들지 않는게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법조계에선 금과옥조 같은 얘기다.
그런데 심하게 얘기해 한사람의 사기꾼을 잡기위해 열명이 희생되는 현실이 존재하고 있다면?
올 상반기 보험사기 적발금액 2,237억원에 적발인원만 4만 5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가량 늘었다는 금감원의 발표가 있었다.
수치상으로 보면 보험 사기가 많이 늘었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정말 늘어난게 맞나? 보험사가 보험계약자들을 달달 볶아서 늘어난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대목을 발견할 수 있다.
보험사기 금액중 보험회사가 지급심사 과정 중에 적발해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거나 지급된 보험금을 환수한 금액은 1,688억원인데, 이는 전체 적발금액의 75%를 차지하는 수치여서 실제로 통계치가 제시하는 만큼 보험사기가 늘었을지에 대해 의심이 든다.
오히려 보험회사가 보험금을 지급하기 전 ‘철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방증은 아닐까.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에 신중을 기해 부당하게 이득을 취하는 '보험 사기꾼'들을 색출해 내 보험금 누수를 막으려는 의도는 좋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보험 사기꾼인지 아닌지를 가려내는 과정에 있어서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다는 점이다.
최근 본지에 “모 보험사가 보험사기로 의심이 되니 조사를 해야겠다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고 가입자를 상대로 경찰에 공식 수사를 요청했다”는 소비자의 제보가 있었다.
이 소비자는 협심증에 목디스크 및 허리 수술등을 많이 해 그야말로 걸어다니는 종합병동이었고 보험사로선 애물단지(?)나 다름없는 사람이었는데 보험사는 외출을 문제삼아 보험사기로 수사를 의뢰한 사건이었다.
보험사의 뜻대로 수사는 진행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가입자가 거짓으로 추가 보험금을 타려는 것이었는지 아니면 보험사의 억측이었는지는 추후 밝혀지겠지만, 만의 하나 후자일 경우에 보험사는 이미 엎질러진 물을 어떻게 처리해 나갈 생각인지 궁금하다.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해야 마땅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진위 조사라는 명목으로 촌각을 다투는 치료비 지급을 미루고 복잡한 수사 과정을 강행하는 것은 가입자로 하여금 진을 빠지게 할 의도가 아닌지 의문스럽다.
보험회사 직원의 집요한 추궁에 시달리고 경찰의 '경'자만 들어도 경기(驚氣)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사기죄 피의자가 돼 경찰서에 출두해 조사를 받다보면 주눅이 들게 마련이다.
지치다 못한 보험 가입자는 금액이 그리 크지 않은 보험금에 대해서는 지급 요청을 철회하고 일부는 "내가 다시 보험들면 성을 간다"고 이를 갈며 중도 해약, 쥐꼬리만한 해약환급금을 받아감으로써 보험사에 막대한 수익(?)을 안기고 있는게 엄연한 현실이다.
보험에 가입하는 이유가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경제적으로 안정성을 담보받기 위해서임에도 불구하고, 다달이 비싼 돈 내면서 보험에 들어놓고는 추후 확실히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 혹은 보상을 위해 조사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걱정해야한다면 그야말로 돈주고 사서 고생하는 격이다.
보험사들은 정보 수집망이 잘 돼있어 얼마든지 가입자에게 불편을 주지않고 보험사기여부를 조사할수 있을 것이다.
만약 어떤 법률이나 정부의 규제등으로 인해 정보수집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 이젠 보험 소비자들을 위해 과감히 규제를 풀어야 할 것이다.
보험사는 보험 사기꾼을 발본색원해 다른 보험가입자들에게 보험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박지현 / 금융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