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리콜 결정, 신뢰도 하락 지적…회사 측 "서비스 차원 리콜, 제네시스·에쿠스 엔진 문제 아냐"

[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현대자동차(대표 이원희, 이하 현대차)가 지속적인 품질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 7일 현대‧기아자동차(이하 현대기아차)는 2013년 8월 이전에 생산된 그랜저HG, YF쏘나타, K7 VG, K5 TF, 스포티지SL 등 ‘세타2엔진’을 장착한 5개 차종 17만1,348대에 자발적인 리콜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현대자동차 세타2엔진 리콜대상(출처=국토교통부)

원인은 화성공장에서 생산된 엔진에 한해 크랭크샤프트에 오일 공급홀을 만드는 과정에서 금속 이물질이 발생하면서 소착현상(마찰이 심해지면서 열이 발생, 이로 인해 접촉면이 용접한 것처럼 변하는 현상)이 발생, 이로 인해 주행 중 시동이 꺼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동안 이상이 없다고 알려진 그랜저(울산공장에서 생산된 엔진)가 이번 리콜 대상에 포함됐다는 것과 현대차의 플래그십 모델인 제네시스‧에쿠스 6만8,000대에서도 부품 결함이 발견돼 정부가 리콜을 요구한 것이다.

이미 현대차는 지난 2015년 9월 미국에서 세타2엔진이 장착된 2011~2012년식 YF소나타 47만5,000대에 대한 리콜을 실시한 바가 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미국에서 세타2엔진 2.0터보 GDI 및 2.4GDI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2011~2014 쏘나타를 구매한 소비자들이 제기한 집단 소송에서 합의하고, 구매한 전원에게 보증기간을 10년‧19만km로 연장해 국내 소비자 역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현대차는 미국 리콜의 경우 현지 공장의 청정도가 문제가 돼 리콜을 실시한 것이며, 국내에서 생산‧판매된 엔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국내 언론과 소비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지속되자 국토부는 지난해 10월 제작결함조사에 착수했고, 현대차 역시 엔진 보증기간을 기존 5년‧10만km에서 미국과 동일한 10년‧19만km으로 상향하는 것으로 상황을 마무리 지었다.

   
▲ 그랜저HG(출처=현대자동차)

이처럼 세타2엔진의 경우 지속적인 품질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그랜저나 제네시스, 에쿠스 등 현대차 플래그십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차종에 대한 품질논란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할 만큼 드물었다.

일각에선 현대차에서 개발한 세타2엔진이나 람다2엔진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현대차 내부제보자인 김광호 전 현대차 부장에 따르면 “(세타2엔진 결함은) 설계 문제로 발생한 베어링 소착때문”이라며 “(현대기아차가) 이를 은폐하기 위해 이물질이라고 한 뒤 리콜 대상의 2%만 (엔진을) 교환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안에서 카센터를 운영하는 S씨는 “공장청정도가 문제라면 그에 대한 해결책이 뚜렷해야하는데 회사 내부의 일인만큼 일반인들은 알 수가 없다"며 "문제 없다고 말하다가 갑자기 자발적인 리콜을 하니까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에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와 에쿠스의 경우 캐니스터(엔진이 정지하고 있을 때 연료 탱크와 기화기에서 발생한 증발 가스를 흡수, 저장하는 부품)의 문제이기 때문에 엔진과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울산공장에서 생산된)그랜저HG는 문제가 없지만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리콜 대상에 포함된 것이며, 작년에 진행한 무상수리 차종에도 포함돼 있었다”라며 “많은 사람들이 오해를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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