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지난해 상용차 제외한 국내 승용차 판매량에서 현대차보다 5만 6,804대 더 팔아

[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기아자동차(대표 박한우, 이하 기아차)의 지난해 국내 승용차 판매량(상용차 제외)이 현대자동차(대표 이원희, 이하 현대차)의 판매량을 앞질렀다.

2일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기아차의 지난해 국내 승용차 판매량은 47만5,107대로 41만8,303대를 판매한 현대차보다 5만6,804대를 더 판매했다. 기아차의 국내 승용차 판매량이 현대차를 앞지른 것은 사상 처음이다.

업계는 판매량 역전의 원인을 지난해 현대차의 판매부진과 기아차 SUV의 선전 등으로 꼽았다.

현대차의 지난해 승용차 판매량은 2015년 52만9,135대보다 11만 대 이상 줄어든 41만8,303대로 알려졌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독립하면서 감소한 6만여 대를 감안하더라도 5만 대 가량 판매량이 줄어든 셈이다.

▲ 현대·기아자동차 승용차 판매량 비교(자료출처=현대자동차그룹)

이는 ‘주요 차종 노후화에 따른 수요 감소’를 이유로 들 수 있다. 지난 2014년 출시한 LF쏘나타의 경우 쏘나타 뉴라이즈가 나오기 전까지 3년 동안 판매된 차량이다. 그랜저 역시 지난해 11월 신형 모델이 출시되기 전까지 지난 2011년에 출시된 모델이 판매되고 있었다.

매년 새로워지는 자동차시장에서 출시한지 3년 이상 지난 차종으로 타사 차량과 경쟁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아차의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모델의 높아진 인기 역시 판매량 역전의 주요 원인이다. 지난해 스포티지‧쏘렌토‧모하비‧카렌스‧카니발 등 기아차 SUV 모델들의 총 판매량은 23만5,892대이다. 이는 현대차 SUV모델들의 판매량인 14만3,259대보다 무려 9만 대를 더 판매한 수치다.

상황이 이렇지만 정작 기아차는 조심스러운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관계자 A씨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기아차는 현대차를 앞선 것뿐만 아니라 전체 내수 판매량에서도 연초 목표를 초과했지만 현대차가 목표 달성에 실패하는 바람에 티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승합차 등 상용차를 합친 전체 판매량이 여전히 기아차를 앞서는 만큼 판매량 역전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현대차의 전체판매량은 기아차보다 9,000여대 가량 많은 48만여 대를 팔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작년의 경우 주력 모델들의 노후화로 인해 판매량이 저조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랜저IG나 쏘나타 뉴라이즈가 출시된 이후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같은 그룹에 있어서 동일한 회사로 보는 경우가 많은데 현대차와 기아차는 엄연히 다른 회사이며, 앞으로 출시될 코나 등 신형 차종을 통해 선의의 경쟁을 펼쳐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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