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매각 두 마리 토끼 모두 놓쳐…만10년·과장급 이상 정규직 대상, 2년2개월만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실적 악화와 매각 난항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하이투자증권(대표 주익수)이 올해 증권업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몸집 줄이기’에 나선다.

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23일까지 만 10년 이상 근무 혹은 과장급 이상 정규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사측은 인위적인 목표 인원이나 규모를 정하지 않은 채 자율적인 방식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으며, 희망퇴직자에게는 2년치 급여와 1,000만~3,000만 원 수준의 생활안정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하이투자증권의 이번 희망퇴직 진행은 지난 2015년 3월 이후 2년2개월 만이다. 올해 증권사 중에서는 첫 희망퇴직 단행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을 통해 보유한 하이투자증권 지분(85.3%) 매각을 추진해왔으나 인수 희망자들과 가격에 대한 괴리가 큰 탓에 답보 상태에 빠져있다.

지난 2008년 당시 CJ투자증권을 7,050억 원에 인수한 뒤 유상증자를 통해 4,000억 원 총 1조1,000억 원 이상의 금액을 투입한 현대중공업 입장에서 현재 5,000억~6000억 원 정도로 형성된 인수희망가를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업계는 하이투자증권의 매각과 관련해 리테일 부문 인력에 대한 고용승계를 커다란 걸림돌로 보고 있다. 때문에 지난해 말 '리테일 경쟁력 강화 TF' 구성한 뒤부터 꾸준히 지점 및 인력을 축소할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던 상황이다.

실제로 이번 희망퇴직 역시 지난해만 약 200억 원 가량의 세전 손실을 낸 리테일 부문 관련 인력 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효율화를 통한 실적 개선이 어렵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전년보다 순이익 90%가량 줄어든 29억 원한 하이투자증권은 올 1분기 역시 부진한 실적으로 문을 열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결 재무제표 기준 하이투자증권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2,35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6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3.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7% 줄어들었다.

결국 성공적인 매각 절차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리테일 부문의 체질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저수익 고비용 인력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은 오래 전부터 인식을 해왔던 부분이다. 이런 점이 해결이 되지 않으면 회사 경쟁력은 물론이고 존립에도 크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경영효율화 측면에서 이번 희망퇴직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특히 리테일 부분에서 수년 동안 적자 폭이 확대되면서 지속적으로 경영효율화 방안을 연구해왔지만 현재와 같은 인력구조를 지속하며 근본적인 체질개선 없이는 미래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이투자증권 측은 23일까지 진행된 희망퇴직 규모에 대해 인사부 소관으로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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