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5일 우선협상대상 결정…미래에셋·한투·메리츠·하나금투 등 대형금융사 불참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SK그룹이 SK증권의 새 주인 찾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대형 증권사들이 모두 참여하지 않으면서 인수전 흥행에 의문부호가 그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의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가 진행한 SK증권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이 지난 26일 마감됐다. 이번 예비입찰에 증권사 및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 복수의 후보들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삼정KPMG이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케이프투자증권, 큐캐피탈파트너스, 호반건설 등 3곳을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하면서 3파전으로 압축됐다. 

이후 예비실사를 거친 뒤 다음 달 25일경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미래에셋그룹과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의 굵직한 대형 증권사들도 SK증권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됐으나 모두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특히 지난달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SK증권 인수를 위해 수 차례 SK증권을 방문하는 등 경영진과 직접 접촉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SK증권 인수전 열기에 불을 지폈다.

당시 미래에셋 측 관계자는 "SK증권 인수에 대해 검토가 진행된 바 없다. 해당 내용은 사실 무근"이라며 갑작스럽게 휘말린 인수설이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결국 막상 뚜껑을 열어보자 미래에셋 등 유력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던 대형 증권사들의 불참이 현실화되면서 매각 흥행 자체도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SK그룹 처한 상황 자체도 낙관적이지 않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금융회사 주식 소유 금지 규정에 따라 SK그룹은 오는 8월 초까지 SK증권 지분 전량을 처분해야 한다. 다시 말해 팔기 싫어도 팔아야 하고, 시한도 촉박한 상황이다.

때문에 SK그룹은 기한 차질 없이 거래를 마무리 지을 수 있게 자금조달 능력이 충분하고 금융당국의 대주주적격성 심사도 무난히 통과할 수 있는 안정적인 후보 위주로 인수 적임자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지분 10%를 인수를 통해 자기자본 약 4,000억 원 규모 증권사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SK증권의 인수 매력은 높은 편으로 알짜 매물에 속한다.

다만 소액주주 지분율이 약 84%에 달해 지분 10%만으로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을 지가 미지수인데다 초대형IB로 도약을 노리는 대형 증권사 입장에서는 자기자본 규모 면에서 메리트가 없다는 관측이다.

현재 SK증권 시가총액은 약 5,500억 원 수준으로 지분 10%에 대한 가치는 550억 원 안팎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는 걸 고려해도 1,000억 원 이하에서 인수가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SK㈜ 관계자는 "유예기간이 끝나는 8월 2일까지 최대한 매각 작업을 마무리 지으려 노력하고 있다. 만약 시한을 조금 넘기더라도 우리 측에서 의도한 것이 아니며, 어떻게든 해당 시일 내로 매각 절차를 끝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큰 이변이나 이슈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 동안 매각 흥행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보였던 SK증권 주가가 대형 증권사들의 인수전 불참 소식에 내림세를 보였다. SK증권은 29일 14시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05원(6.09%) 내린 1,62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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