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중견 제약사인 ‘한독’이 최근 차입금이 크게 늘면서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모습이다.

한독은 ‘케토톱’, ‘레디큐’ 등으로 유명한 제약사다.

▶투자 대비 실적 미미? 신용등급 하향 조정

한독의 기업신용등급이 강등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신용등급은 기존 A-에서 BBB+로, 등급 전망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한국신용평가도 ㈜한독의 장기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기 전부터 시장은 한독의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재무구조에 빨간불이 켜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시선을 보내왔다.

이번 신용등급 강등의 원인은 2012년 정부의 일괄적 약가인하 시행으로 수익성이 큰 폭으로 저하된 것과 함께 매출감소를 만회하고자 과도한 투자를 이어오다 결국은 차입금 부담이 커진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실제로 2012년 정부의 일괄적 약가인하 시행 후 한독의 수익성은 큰 폭으로 저하됐는데 2011년 6.8%이던 영업이익률은 2012년 2.7%로 뚝 떨어졌다.

이후 매출감소를 만회하고자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오리지널 전문의약품을 도입했지만 저수익구조가 지속돼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4%에 그쳤다. 신규 품목을 도입하며 원가 및 판매리비 부담도 함께 커진 것도 수익성 악화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일각에서는 투자에 비해 성과가 적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수익성이 높은 제품매출 확대, 지속형 성장호르몬 상업화(2021년 예상) 및 기술수출, ‘레디큐’의 원료공급회사 인수에 따른 원가절감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추진 중이나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는 미미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한독 관계자는 “투자들이 최근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해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했고 올해도 두자릿수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으로 케토톱은 1분기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성장했고, 300억 원이 투자된 플라스타 공장도 곧 준공돼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과잉 투자? 외부차입 ‘문제’

한독은 약가 인하를 기점으로 꾸준히 수익기반을 확대하면서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 왔다.

 

2012년에는 바이오신약 개발역량 제고를 목적으로 ㈜제넥신 지분을 취득(총 340억 원)했고, 제네릭부분 확장을 위해 글로벌 제네릭 1위 업체인 테바社와 함작한 ㈜한독테바를 2013년 설립했다.

또 2014년에는 일반의약품 부문 강화를 목적으로 태평양제약 제약사업부를 인수(635억 원)했고, 지난해 상반기에는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부문 확대를 위해 ㈜엔비포스텍과 미국 JUST-C, INC에 추가 출자(각각 75억 원, 36 억 원)를 단행했다.

2016년 12월 일본 산에이겐社로부터 테라벨류즈(Theravalues Corporation)의 지분 67.86%를 211억 원에 인수함에 따라 재무부담이 보다 확대됐다.

이외에도 플라스타 공장 건립 등 시설투자 및 지분투자 최근 몇 년간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따 차입금은 꾸준히 상승했다. 순차입금은 2013년 기준 389억 원이었으나 2017년 3뭘 말 현재 1,673억 원이다.

차입금의존도를 살펴보면 2013년 말 11.9%이던 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 말 기준 26.5%, 2017년 3월 말 현재 26.3%를 나타내고 있다.

이외에도 케토톱과 레디큐에 대한 공격적인 광고선전비 집행과 관계회사 제넥신과 개발 중인 성장호르몬에 대한연구개발비용 지출 확대도 중단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독 관계자는 "제넥신과 개발하고 있는 지속형 성장호르몬도 임상 2상에서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며 "투자 성과에 따라 5년, 10년 뒤에는 한독이 지금과 전혀 다른 레벨의 회사로 성장할 것"으로 예견했다.

▶재무부담, 유동성 ‘우려’

한독은 2017년에도 계열사에 대한 지원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또 신용등급 하락이 재무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섞였다. 자금 조달 시 금리가 기존 보다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신평에 따르면 ㈜한독테바, ㈜엔비포스텍에 대한 추가 출자가 예정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테라벨류즈 인수계약 상의 재무약정 및 테라벨류즈 영업상황 등에 따라 추가적인 재무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올해 투자활동으로는 적어도 300억 원 이상이 계획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불안한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단기적으로 유동성도 불안한 모습이다.

 

2017년 3월 말 총차입금은 1,681억 원이다. 이 가운데 단기성차입금은 786억 원으로 총차입금의 46.7%를 차지하고 있다.

회사 공시 자료상의 현금흐름 추이를 보면, 실제로 영업활동을 통해 들어온 현금은 3월말 현재 16억 원에 불과하다. 때문에 단기적으로 유동성 위험에 빠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 잉여현금도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잉여현금은 –368억 원을 기록했고, 3뭘 현재 –29억 원에 머물고 있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이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에서 각종 비용과 세금, 설비투자 등을 뺀 잔여 현금흐름을 말한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현재 보유 유동성과 현금창출능력으로 봤을 때 단기성차입금에 대응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약 280억 원의 미사용 금융기관 여신한도, 관계기업 제넥신 투자지분 가치, 투자부동을 비롯한 토지 및 건물 등의 추가 담보여력 등 우수한 재무적 융통성을 고려했을 때 유동성 위험은 낮은 수준이다”고 평가했다.

한독 관계자는 "한독은 최근 몇 년간 혁신 바탕의 투자 확대를 통해 '토탈헬스케어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영업이익률 성장에 있어 단기적 어려움을 겪었으나 곧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 예상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최근 발표되는 증권사 리포트 역시 한독 미래 성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있다며 "극복 가능하다"고 말을 보탰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