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인 경영평가 D등급 수용 불가…산은 "말도 안되는 일, 이사회 결과 기다릴 것"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더블스타로 인수될 운명에 놓인 금호타이어의 임원들이 ‘전원 사퇴’라는 초강수를 뒀다.

13일 금호타이어(대표 이한섭) 임원들은 해외 부실 매각을 반대하는 결의문을 발표하고 단체행동에 나설 것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임원들이 더블스타로의 매각에 결사반대하며, 금호타이어가 금호아시아나그룹 소속으로 남을 수 있기를 채권단에 강력히 요구하고 나선 것.

또한, 채권단의 경영평가 D등급 통보를 수용 불가하며 더블스타로 매각이 무산되지 않을 시 전원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금호그룹 측이 상표권 사용 요율과 기간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최근 금호타이어 경영평가를 두고 갈등이 폭발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7일 주주협의회를 통해 2016년 금호타이어 경영평가 등급을 D등급으로 확정해 통보했다. 경영평가 점수 총점이 69.8점으로 C등급 기준인 70점에서 0.2점 모자란 결과다.

이에 금호타이어 측은 채권단에 강하게 반발하며 등급을 다시 조정하기 위해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금호타이어는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매각 과정에서 박삼구 회장을 압박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경영평가를 낮게 줬다고 보고 있다. 2년 연속 D등급을 받으면 채권단이 박삼구 회장을 포함해 경영진을 교체할 수 있는 조건을 갖기 때문.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의 경영평가 등급을 D(총점 70점 미만)에 맞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정성적 평가 점수를 낮췄다”며 “산업은행은 그동안 금호타이어 매각 과정에 있어 상표권 미 협조시 경영평가 등급을 D등급으로 평가해 경영진을 교체할 수 있음을 언급하며 경영 평가의 신뢰도를 스스로 낮춘 바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이한섭 사장은 “산업은행의 금호타이어에 대한 인위적인 경영평가 점수는 금호타이어 경영진에 대한 명백한 명예훼손이며, 이에 불복하며 등급 재조정을 위한 이의제기 및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경영평가 등급을 일부러 D등급에 맞추기 위해 정성적 평가 점수를 낮췄다는 금호타이어 측 주장에 대해 산업은행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금호타이어는 적자를 거듭해 이를 경영 부실로 판단할 수도 있어 평가가 그렇게 나온 것이지 일부러 등급을 낮추기 위해 점수를 조정하지 않았다"면서 "세 곳의 평가 결과의 평균 점수이기때문에 일부러 점수를 낮췄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전면 반박했다.

임원 전원 사퇴 표명에 대해서도 크게 게의치 않는 모습이다.

해당 관계자는 "매각이 결정된 지 3개월이 넘었는데 최근들어 갑자기 반대 입장을 주장하는 것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서 "막판에 이런 저런 시도를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일단 금호산업 이사회의 결정을 기다려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이 제안한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 최종 수정안에 대해 수용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오늘 열릴 예정이던 금호산업 이사회가 오는 18일로 연기됐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이사회 멤버들의 개인 사정으로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부득이하게 이사회 일정이 미뤄졌다"며 "일부러 지연시킨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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