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일감몰아주기, 계열사 부당지원, 신고 누락 등 불공정행위 다양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삼양식품이 거의 매년 불공정거래 관련 논란이 이어지면서 기업의 도덕성에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양식품은 자사 제품의 스프와 포장지를 만드는 계열사에 지난해에만 500억 원의 매출을 몰아주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가능성도 점쳐지는 가운데 그동안 삼양식품이 담합, 일감몰아주기, 계열사 부당 지원 등 열거하기도 벅찬 불공정행위 의혹들을 정리해봤다.

▶공정위와 질긴 인연 ‘삼양식품’

먼저 5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2011년 삼양식품은 ‘라면값 담합’ 의혹에 휩싸였었다.

당시 공정위는 농심·삼양식품·오뚜기·한국야쿠르트 등의 라면값 담합 정황을 포착하고 총 1,354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2012년부터 2017년 7월까지 불거진 삼양식품 관련 불공정행위 의혹

하지만 이 과정에서 삼양식품은 담합을 자진신고하면서 과징금 면제 처분을 받았다.

이와는 다르게 농심과 오뚜기 등 다른 업체들은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고 과징금을 취소해 달라는 항소에 나섰다.

지난 2015년 대법원 삼양식품의 담합 자진신고에 대한 진술을 전적으로 믿기 힘들다며 공정위에 과징금을 반환하도록 했다.

2014년에는 삼양식품이 전인장 회장 등 총수 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내츄럴삼양을 부당 지원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내츄럴삼양은 삼양식품이 이마트에 라면을 납품하는 과정 중간에서 5년간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70억 원의 ‘통행세’를 챙긴 혐의를 받고 2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삼양식품은 부당 지원 사실이 없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며 소를 제기했고 재판부는 "삼양식품이 내츄럴삼양을 지원했더라도 시장점유율이 높지 않는 상황에서 위법으로 볼 수 없고, 과도한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공정위에 과징금 26억 원을 돌려주도록 했다.

2015년에는 삼양식품 계열사인 에코그린캠퍼스가 도마에 올랐다.

삼양식품은 7년간 에코그린캠퍼스에 셔틀버스 450대를 공짜로 지원해주는 등 총 20억 원 규모의 부당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에코그린캠퍼스는 총수 일가가 보유한 내부지분율이 50% 이상인 비상장 계열사로, 재무구조가 부실한 회사였다.

이번에도 삼양식품은 항소를 제기했으나 지난해 서울고등법원은 "삼양식품이 에코그린캠퍼스에게 20억 원을 부당지원한 것에 대한 과징금 부과 명령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지난해에도 삼양식품그룹은 4년간 지주회사 전환 신고를 하지 않고 계열사 주식을 보유했다가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는 자회사 외 국내 계열사의 주식을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일반지주회사의 자회사는 손자회사가 아닌 국내 계열회사의 주식 소유를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내츄럴삼양은 자회사 외 계열사인 에코그린캠퍼스 지분 등을 소유하고 있던 사실이 드러났고, 이에 문제가 된 주식을 각각 비계열회사에 매각하면서 지주회사 행위제한 규정 위반을 해소했다.

당시 삼양식품은 “수년간 회계법인이 지주사 전환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해 삼양식품은 라면값 담합 문제로 미국에서 집단소송에 피소됐다.

삼양식품과 농심 등 4개 한국라면업체를 상대로 제기된 집단소송이 미국 연방법원에서 받아들여져 현재 재판 과정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식품 측은 2014년 통행세 관련 부분은 공정위가 대법원에서 패소했기에 거론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에코그린캠퍼스 관련 논란으로 ‘총수일가의 계열사 부당지원’이라는 오명과 오해가 계속돼 회사 이미지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토로했다.

▶올해도 일감몰아주기 논란

올해도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공정위가 삼양식품을 상대로 조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故 전중윤 명예회장이 직접 제정한 상호 

삼양식품그룹 계열사이면서 라면 스프 원료사인 ‘와이더웨익홀딩스’, 라면 포장지 업체 ‘테라윈프린팅’, 라면박스 제조사 ‘프루웰’, ‘알이알’ 등이 삼양식품을 통해 지난해에만 50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의혹이 시작됐다.

삼양식품 측은 4개사의 매출이 500억 원 보다 적은 금액으로 사실과 다르다고 정정했고, 프루웰은 회사가 다루는 품목의 수급을 유연하게 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등의 해명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와이더웨익홀딩스와 알이알은 내츄럴삼양이 각각 지분 100%, 60%를 보유 중이라 금액과 관계없이 문제의 여지가 남아 있다.

와이더웨익홀딩스 등 잡음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을 삼양식품이 자발적으로 시정해 관련 논란 해소에 적극 나설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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