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이배 의원, 보험사 민원불수용률 증가 지적…업계 "블랙컨슈머 민원까지 포함된 수치"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보험사들이 고객들 민원에는 귀를 막고 보험금 지급에는 인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손해보험사 가운데 고객 목소리에 가장 귀를 기울이지 않는 업체는 메리츠화재, 생명보험사 중에는 삼성화재로 나타나 보험사를 선택할 때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다만 업계 내에서는 블랙컨슈머 등 보험사 입장에서 들어줄 수 없는 민원까지 포함돼 있어 의미있는 수치로 보기 어렵다는 반박 주장도 나온다.

▶“고객민원은 늘어가는데” 국감단골 ‘민원 수용률’, 오히려 악화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채이배 국회의원(국민의당)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받은 ‘보험사 민원 현황’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5년 동안 보험 관련 민원은 크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보험사의 민원수용률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전체 보험사가 접수한 총 민원 건수는 3만1,157건, 2014년 3만 6,008건, 2015년 3만 8,445건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4만 건이 넘는 민원이 접수됐다.

이처럼 고객들의 불만과 민원이 늘어나고 있는 동안 보험사들의 민원 수용률은 오히려 인색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접수한 민원 중 수용된 민원 건수가 2013년 1만5,166건, 2014년 1만5,816건, 2015년 1만 4,005건, 2016년 1만3,774건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민원 불수용률은 51.32%, 56.08%, 63.57%, 66.09%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업계별로는 생보사가 접수된 민원 7만539건 중 66.01%에 해당하는 4만6,564건을, 손해보험사는 접수된 민원 9만5,863건 중 56.96%에 해당하는 5만4,600건을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매년 국감을 통해 여러 차례 보험사의 민원 불수용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면서 금감원은 이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수용률을 개선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보험사들의 민원 불수용률은 증가하고 있는 양상을 띠고 있다.

채이배 의원은 “금융감독원에서 제출한 자료를 분석해 보니 고객들의 민원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원을 처리해야 할 보험사의 민원 불수용률이 연평균 5%P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민원 발생건수의 증가와 수용률이 점점 낮아지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메리츠화재, 삼성생명 민원불수용률 1위 ‘불명예’

업체별로는 14개 생명보험사와 9개 손해보험사 가운데 민원 불수용률이 50% 이하인 보험사는 NH농협생명(49.82%)이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채이배 의원실

생보사 중 삼성생명이 민원 불수용률이 77.14%로 가장 높았으며, 뒤를 이어 ING생명 75.02%로 나란히 70%를 넘어섰다. 이는 한마디로 접수 된 민원 10건 가운데 단 3건만 수용하고 나머지 7건은 수용하지 않는 뜻이다.

삼성생명과 ING 생명을 뒤이어서는 알리안츠생명(68.88%), 한화생명(67.17%), AIA생명(64.83%) 순으로 민원 불수용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손보사 중 고객들의 민원을 가장 수용하지 않는 업체는 메리츠화제였다. 메리츠화재의 민원 불수용률은 60.03%로, 접수 된 민원 10건 중 6건은 수용하지 않았다. 메리츠화재는 손보사 가운데 유일하게 민원 불수용률이 60%를 넘은 업체이기도 하다.

▲ 자료=채이배 의원실

이 밖에 현대해상(59.92%), 롯데손해보험(59.49%), 한화손해보험(58.94%), 삼성화재(58.32%)가 뒤를 이었다. 동부화재는 민원 불수용률 52.19%로 가장 낮은 손보사로 조사됐다.

보험사들이 민원 불수용률이 증가하는 것에 대해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은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강화를 촉구했다.

채 의원은 “근본적으로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험회사의 소비자보호를 강화하고, 소비자들의 민원을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원 불수용률에 포함된 ‘허수’?

한편 보험업계 내에서는 보험 민원수용률 수치만으로 고객 민원을 무시하는 보험사로 낙인찍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수치에는 블랙컨슈머 등의 수용 불가능한 민원까지 포함하고 있어 객관적 지표가 되기에는 애매한 부분 많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늘어나고 있는 블랙컨슈머들의 민원까지 포함 된 수치이기 때문에 사실상 유의미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보험사 입장에서 받아들일수 없는 민원의 기준과 고객이 생각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분류하는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불수용건에 대해 금융당국에서 분류작업을 통해 공정한 기준을 만들어주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