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수많은 기업이 있고 그만큼 많은 리더들이 존재한다.

애플의 설립자이자 혁신의 아이콘인 스티브 잡스(1955~2011)는 여전히 최고의 리더이자 CEO로 꼽히는데 부족함이 없다.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업적은 여전히 우리에게 편의와 영감을 주고 있으며, 특히 그가 프레젠테이션, 대학교 졸업식 등에서 남긴 말들은 명언, 어록으로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반면, 리더의 자리에서도 잘못된 언행으로 물의를 빚고, 영원히 부정적인 꼬리표를 달고 사는 경우도 분명 존재한다.

우리는 리더들의 말에서 신념과 사상을 엿보기도 하며, 때로는 교훈을 얻기도 한다.

컨슈머치는 리더들의 말과 그들에 대한 제 3자의 평가들을 바탕으로 그들을 새롭게 조명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남느냐 떠나느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이맘때 쯤 금융권에서는 임기 만료를 앞둔 CEO들의 거취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다.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증권사 수장들이 줄줄이 임기 만료를 앞두면서 누가 자리를 지킬지 지키지 못할지에 대한 갖가지 추측과 분석이 잇따르는 것인데 이 와중에도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사장의 연임 여부는 또 다른 의미에서 관심거리다.

언제나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인 증권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 기록 때문이다. 지난 2007년부터 한국투자증권을 이끌어 온 유상호 사장은 이번에도 연임에 성공하게 된다면 통상 11번째 연임으로 자신이 기록한 ‘최장수 CEO’ 기록을 다시 한 번 경신하게 된다.

보통 국내 증권사 CEO들의 재임 기간이 3년을 넘지 않는다는 점에 비춰보면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한 자리에서 조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유 사장의 이력은 무척 이례적인 사례다. 게다가 유 사장은 2007년 취임 당시 47세의 나이로 업계 ‘최연소 CEO’ 타이틀을 가져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최연소 CEO에 이어 최장수 CEO 기록까지 꿰 찬 유 사장의 장수 비결은 한국투자증권의 성장과 성과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은행(IB) 부문의 높은 성과에 힘입어 올해도 호실적을 달성을 뿐만 아니라 올해 초대형IB로 지정된 5곳의 대형 증권사 중 한국투자증권만이 유일하게 핵심업무인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확보해 웃음 지었다.

한국금융지주 김남구 부회장은 평소 “실적이 좋으면 연임”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특별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유상호 사장의 11번째 연임가도 역시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판 골드만삭스 만든다”

금융위는 지난 13일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5곳을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로 지정하고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에게만 단기금융업(발행어음사업) 인가를 내줬다.

초대형 IB의 핵심 사업인 ‘발행어음’ 단독 인가를 통해 시장선점 효과를 누리게 된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먼저 웃게 된 것.

유상호 사장은 같은 날 오후 5시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제1호’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받은 점에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한국판 ‘골드만삭스’ 모델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강조했다.

유상호 사장은 “1년여 간 초대형 IB를 준비해왔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특히 발행어음 업무에서 선두주자인 만큼 개인, 기업, 나아가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한국판 골드만삭스의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유 사장은 이어 “금융당국의 단기금융업 업무 도입의 취지에 발맞춰 개인고객에게는 신규자산 증식 수단을 제공하고 혁신기업에는 모험자본을 적극 공급하면서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업계 최고 수준의 IB역량을 활용해 모범 모델을 시장에 안착 시키겠다”고 말했다.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은 모두 행복해야 한다“

유상호 사장은 평소 ‘행복경영론’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평소 그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은 모두 행복해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직원들과 소통과 스킨십을 중요시 여기는 ‘섬세한 리더’로 통한다.

지난해 유상호 사장은 2017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하는 임직원 자녀들에게 따뜻한 응원 메시지를 담은 특별한 엿을 선물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수능시험을 앞둔 임직원 자녀 90명을 대상으로 격려 편지와 함께 합격을 기원하는 엿 선물세트를 전달한 것.

유상호 사장은 편지를 통해 “삶의 가장 치열한 계절을 잘 보내고 목적지 앞까지 무사히 도달한 젊은 인생에 박수를 보낸다”면서 “결과와 상관없이 그 인내만으로도 그대는 승리자”라고 수험생들을 격려했다. “부모님과 함께 일하는 모든 사람들을 대표하여-유상호”로 보내진 선물은 임직원들의 자택으로 고스란히 배달됐다.

이 밖에도 매년 임직원 가족 초청 스키캠프를 개최, 본사 로비를 활용한 직원 가족 미술 전시회를 여는 등 다양한 방향을 통해 직원들과 소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11년차 아닌 새로운 출발 원년“

올해 3월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11번째 재선임 안이 통과되자 유상호 사장은 초대형 투자은행으로 나아가는 원년을 이끌어나가게 됐다는 점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상호 사장은 이날 연임에 대해 "초대형 투자은행(IB)이 시작되는 올해는 나에게 CEO 11년차가 아닌 새로운 출발의 1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또한 ”매일 평가 받는 증권업계에서 10년 연속 재신임을 받은 것은 임직원 모두 힘을 합쳐 회사가 큰 성장을 해온 결과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금융사고 제로의 원년”

유상호 사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고객 중심 영업의 완전한 정착을 첫 번째로 당부하며 금융사고 없는 원년을 만들자고 다짐했다.

유 사장은 "고객 우선의 정도영업을 완벽하게 정착시켜서 ‘고객과의 불미스러운 분쟁이나 금융사고 제로의 원년’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이어 "고객이 수익을 내지 못하면, 회사가 존재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끊임없이 공부하고 고객입장에서 고민하는 조직으로 새롭게 태어나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