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운행 못한 차량 수두룩…전문가, "관리 잘해도 문제없진 않을 것"

[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디젤게이트로 인증취소를 받은 바 있는 아우디코리아가 판매를 재개하면서 평택항에 방치돼 있던 2,900여 대의 차량 중 일부 모델을 판매하기로 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아우디코리아는 지난 6일부터 평택 PDI센터(차량 출고전 검사센터)에 보관하고 있던 ‘A7 50TDI 프리미엄’ 차량 146대를 '인증중고차' 형태로 10% 할인해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서울‧경기 등 주요 지역 딜러사 매장에 5~10대씩 배정된 평택재고물량은 판매개시 첫 날인 지난 6일 70% 이상 계약을 성사했으며, 현재까지 90%가 넘는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1년 넘게 해풍(바닷바람)에 노출돼있던 차량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 아우디 A7(출처=아우디코리아)

▶해풍 노출 차량, 안전성 문제없나?

지난해 8월, 품질을 자랑하던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에서 녹‧부식 현상이 발생한 것을 숨긴 채 소비자들에게 차량을 판매하다 적발돼 뭇매를 맞았다.

당시 업계전문가들은 이들 차량에서 녹‧부식 현상이 발생한 원인으로 ▲저질원자재의 사용 ▲해풍 등 환경적인 요인 등으로 판단했다.

문제가 된 일본 완성차 업체들 또한 해풍 등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부식 등의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해풍은 차량 컨디션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해풍 탓에 엔진룸 내부 등 차량 주요부품에 녹‧부식 등의 현상이 발생하면 운전자 안전까지 위협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PDI센터에 보관되는 차량은 대부분 외부에 노출돼있다는 점이다. 수입된 수많은 차량을 실내에 보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는 아우디의 평택 PDI센터 역시 동일하다. 이곳에 보관 중인 대부분의 차량은 외부에 그대로 노출돼 있으며, 1년 이상 운행된 적이 없는 차량이 많다. 1년 동안 같은자리에서 움직이지도 못한 채, 내리는 비와 소금기 가득한 해풍을 계속 맞는 셈이다.

실제로 차량의 수분 등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차량 운행을 통해 차량 자체의 열을 높이는 등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데, 지난해 개점휴업 상태였던 아우디의 차량들은 1년 이상 달려본 적이 없는 차량들이 대부분인 만큼 부식 외에도 다양한 문제점을 안고 있을 수 있다.

또, 이 중엔 운전자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결함을 가진 차량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는 없다.

이 같은 논란에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해당 차량들은 특별프로그램을 통해 따로 PDI센터 내부에서 차량의 보관 및 관리를 실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아무리 관리를 잘해도 1년 이상 운행된 적이 없는 차량들은 그렇지 않은 차량에 비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한 업계관계자는 “수입하면서 배 위에서 불어오는 해풍에도 얼마든지 부식 등 차량에 좋지 않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회사 관계자의 말처럼 차량 컨디션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수분이나 염분을 차단하기 위해 차량 틈새에 커버를 씌우고 내부에서 보관하는 등 회사차원에서 지속적인 관리를 한다 한들 환경적인 요인을 모두 막을 수는 없는 것이다.

▶10% 할인하는 중고차?…“업계 전문가 및 누리꾼들 지적 이어져”

일부 누리꾼들은 아우디의 할인율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날 판매를 시작한 ‘A7 50TDI 프리미엄’의 할인율은 10%다.

▲ (출처=다음뉴스 댓글 중 일부 발췌)

실제로 누리꾼들은 다음포털에 “원래 아우디 차량 기본으로 10% 가까이 할인 해줬잖아...근데 평택 재고 차량을...물론, 딜러 DC도 있긴 하겠지만 1년동안 평택항 바닷 바람 맞으며 세워 놓은 차를...새차도 그 정도 운행 안하고 있으면 문제가 생기는데...(나무그늘)”, “10%할인이 중고차값이냐? 호구들이 득실거리는 한국에서나 가능한 마케팅.(agados)”, “연식 1년 지나면 기본 25%이상 떨어지는데, 저게 할인이냐?(좋은생각)” 등의 댓글을 작성하며, 차량 상태에 비해 할인율이 낮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10%의 할인율은 아우디를 비롯한 수입차업체들이 프로모션을 통해 간간히 선보이는 수준의 할인율이다.

김필수 교수 역시 “아우디는 이번 재고물량 판매를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도 잃을 수도 있는 만큼 해당 차량들과 보통 판매되는 차량들의 차이점을 명확하게 보여야한다”라고 말한다.

김 교수는 “그 예로 평상시 취할 수 있는 프로모션보다 더 높은 할인율을 적용해 판매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며, 차량을 판매하면서 소비자에게 해당 차량에 대한 모든 정보를 상세히 설명해야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할인율 논란에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회사에서 인증한 중고차량들이며, 회사 차원에서 가격과 할인율을 정한 것인 만큼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또 그는 “해당 물량을 고객께 인도할 때 해당차량의 모든 정보를 알려드리며, 신차들과 똑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필수 교수는 “아우디‧폭스바겐이 평택재고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는데, 만약 이 차량들 중 조금이라도 문제가 발생한다면 신뢰도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될 것이 분명한 만큼 소비자를 더욱 생각해야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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