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롯데' 좌초 위기 등 우려 확산…호텔롯데 상장 등 차질 불가피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뇌물공여 혐의로 법정 구속되면서 롯데그룹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13일 최순실씨가 사실상 재비하고 있는 K스포츠채단에 70억 원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70억 원을 낸 부분은 대통령의 강요에 따른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제3자 뇌물에도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총수 공백으로 인한 리스크가 불가피하게 됐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의 오른팔인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전면에 내세워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기는 했지만 추진 중인 주요 사업들에 대한 우려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신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뉴롯데 원년을 선포했다. 호텔롯데 상장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과 해외 기업 인수합병에 10조 원을 투자해 해외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총수가 자리를 지키지 못하게 되면서 ‘뉴롯데’ 추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재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호텔롯데 상장은 무기한 연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배력을 낮추기 위해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해 왔지만 사드 보복 이후 롯데면세점 사업 악화 등으로 기업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데다, 신 회장의 구속으로 호텔롯데 상장은 불투명하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가 상장예비심사 시 경영 투명성 및 기업경영 안정성 등을 살피고 있어 신 회장의 구속은 상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호텔롯데뿐 아니라 롯데시네마, 코리아세븐 등의 계열사들이 IPO를 검토 중이어서 상장을 준비 중인 계열사들 모두 우려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10조 원 이상의 통 큰 해외 투자계획도 표류될 위기에 놓였다.

현재 롯데 측은 인도네시아에 4조4,000억 원을 투자하는 대규모 유화단지 건설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듯 인도, 유럽, 미국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해외사업은 최종 의사결정권자의 부재 상황이 부담으로 작용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2016년에도 검찰 수사로 인해 미국 액시올사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또 중국 롯데마트 사업 매각 등에 대한 불확실성도 대두되고 있다.

큰 규모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중국 대형마트 사업은 주관사를 선정하고 매각을 검토 중이지만, 신 회장의 수감으로 전략적 의사결정이 지연될 경우 대형마트 사업 매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신 회장의 실형은 롯데 월드타워면세점 특허권 취소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관세청은 롯데의 면세특허 취소 여부를 놓고 검토에 착수했다. 롯데의 1심 유죄 판결 이유가 된 위법 사항이 관세법상 특허 취소에 해당하는지 중점적으로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롯데면세점 측은 “특허 취득 과정에서 위법한 요소가 없기 때문에 월드타워점 특허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신 회장의 ‘뉴롯데’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황각규 부회장 중심의 비상경영체제가 산적한 문제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롯데는 신 회장 재판 이후 곧바로 판결문을 검토한 뒤 14일 항소이유서를 2심 법원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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