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은행권 ‘채용비리’ 혐의에 대해 전방위적 조사에 들어갔던 금융감독원이 신뢰성에 타격을 입는 난감한 상황에 몰렸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5년 전 지인 아들의 KEB하나은행 채용 과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을 받으며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금감원에 따르면 최 원장은 이날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특별검사단을 구성해 자신의 채용비리 의혹을 규명하기로 하는 '정면돌파'를 선택한지 반나절 만이다. 

최 원장은 12일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하나은행 채용비리에 본인이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신임 감사를 중심으로 독립된 특별검사단을 구성해 자신을 비롯한 하나은행의 채용비리 의혹 전반에 대한 사실 규명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한바 있다.

최 원장은 이어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당시 특정인을 취업시키기 위해 하나은행 인사에 간여할 사실은 없다"며 "특별검사단 조사 결과 본인이 책임질 사안이 있으면 책임을 지겠다"고 덧붙였다.

5년 전 지인 아들의 하나은행 채용에 영향을 미쳤다는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최 원장은  하나금융지주 사장일 때 대학 동기로부터 본인의 아들이 하나은행 채용에 지원했다는 전화를 받고 은행 인사담당 임원에게 그의 이름을 건넨 것은 사실이나 채용과정에는 일절 관연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측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안내 자료'를 통해서도 "(은행권 채용실태 검사에서) 추천자 명단에 기재됐다는 사실만으로 추천 대상자를 모두 부정 채용으로 본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하나은행 채용실태 검사에서 55명의 추천자 이름이 적힌 'VIP 리스트'를 찾아냈지만, 이들 가운데 실제로 점수 조작 등이 이뤄진 6명의 사례만 검찰에 통보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측도 “당시 지주사장으로 추천한 사실은 있지만 합격여부만 알려달라는 취지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채용 과정에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섞연치 않은 정황에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결국 최 원장은 7개월의 짧은 임기를 마치고 자리에서 물러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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