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국내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왔던 중소형 증권사 SK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의 새 주인을 찾기 작업이 막바지 다다르면서 시장의 관심이 올해 새롭게 매각설이 불거진 교보증권에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교보증권 매각은 현재 답보 상태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을 앞두고 자본 확충이 필요한 교보생명이 교보증권을 팔 것이라는 소문만 무성한 채 정작 사측의 매각 의지는 좀처럼 투명해지지 않고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SK증권의 대주주 변경 신청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매각 작업은 오는 25일 금융위 정례회의를 거치면 최종 확정된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표류하던 하이투자증권 역시 DGB금융지주가 대규모 인적쇄신을 단행과 함께 다음주 중 금융당국에 하이투자증권의 자회사 편입 승인 심사와 관련한 보완 서류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져 매각 작업이 다시 탄력을 받게 됐다.

이에 반해 교보증권은 매각설은 계속 나오고 있지만 확정된 건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다. 금융업계에 돌고 있는 매각설과 관련해 교보증권은 ‘검토는 하고 있으나 진행 사항은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 중이다.

교보생명은 초지일관 매각이 다급하지 않다는 인상을 강하게 주고 있다. 전반적인 사항을 따져보며 다양한 방안을 고려중인 가운데 교보증권을 팔수도 있고 안팔 수도 있다는 애매한 입장을 유지한 채, 적극적은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는 것.

이달 초 하나금융지주와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IMM PE가 교보증권 인수를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매각설이 또 한 번 제기됐지만 양측 다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11일 재공시를 통해 교보증권은 “지난 6월 12일 공시 이후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에 문의한 결과 지분관련 추가 진행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매각설이 처음으로 불거졌을 당시에도 교보생명 측은 "지분의 지속 보유·합작회사 추진·지분 매각 등 교보증권의 발전 방안으로 고려 가능한 사항 전반에 대해 통상적인 수준에서 지분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이한 점은 인수후보로 거론된 우리은행은 전면 부인한 반면에 교보생명은 우리은행이 인수 의사를 밝혀온 것은 사실이라는 상반된 입장을 내놓아 시장의 의문을 샀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교보증권의 몸값을 올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시각과 교보증권 매각은 염두에 두지도 않은 채 교보생명의 기업공개(IPO)를 요구하는 재무투자자들(FI)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일종의 시선끌기 전략이라는 의견 등이 분분하다.

교보증권의 1분기 기준 자기자본은 8,212억 원으로 국내 증권사 15위권 안팎이다. 시가총액은 현재 약 3,500억 원 수준으로 이 중 매각 대상은 교보생명이 보유한 교보증권 지분 51.63%, 대략 1,800억 원 규모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감안하면 매각가는 2,500~3,000억 원 선에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교보증권 매각을 통한 자본확충 여력이 크지 않다는 뜻이다. 실제 교보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 개선 효과는 10%포인트 미만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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