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 시중 20개 제품 조사 결과 발표

[컨슈머치 = 전향미 기자] 최근 셀프 인테리어 열풍으로 직접 집꾸미기에 나서는 소비자들이 많지만 페인트 사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일부 실내용 페인트에서 새집증후군 등을 유발할 수 있는 화학물질이 검출됐다.

한국소비자원(원장 이희숙)은 시중 유통·판매 중인 실내용 페인트 20개 제품(실내 벽지용으로 표시하거나 광고하는 제품)을 대상으로 실시한 휘발성유기화합물, 유해 보존제 함량 등 안전성 및 표시실태 조사결과로 밝혀졌다.

시험결과, 조사대상 20개 중 19개(95.0%) 제품에서 유럽연합 CLP 규정을 초과하는 이소치아졸리논계 혼합물 및 화합물이 검출됐다.

CLP 규정은 유럽연합이 특정 물질이 페인트에 일정 농도 이상 함유돼 있을 경우 제품 포장에 ‘물질명’과 ‘알레르기 반응 주의 문구’를 표시하도록 하는 규정이다.

페인트의 보존제로 사용되는 CMIT/MIT, BIT, OIT 등 이소치아졸리논계 혼합물 및 화합물은 피부 과민성 물질로 분류돼 CLP 규정에 따라야 한다.

2개 제품에서 CMIT/MIT 혼합물이 각각 37.5㎎/㎏, 44.8㎎/㎏, 18개 제품에서 BIT가 최소 57.7㎎/㎏~최대 359.7㎎/㎏, 2개 제품에서 OIT가 각각 244.3㎎/㎏, 380.7㎎/㎏ 수준으로 검출됐다.

그러나 피부 과민반응 유발 물질명이나 주의 문구를 표시한 제품은 유럽에서 수입된 1개에 불과했다. 이는 피부 과민반응 물질 표시기준이 국내에는 없기 때문이다.

CMIT(Chloromethylisothiazolinone) : 발진 및 알레르기, 안구 부식, 체중 감소 유발

MIT(Methylisothiazolinone) : 피부 자극 및 부식 유발

BIT(Benzylisothiazolinone) :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 안구 자극, 천식, 비염 등 유발

OIT(Octylisothiazolinone) : 피부 및 안구 부식 유발, 호흡기 독성

국내에서 페인트는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용도별 휘발성유기화합물(이하 VOCs) 함량기준을 준수해야 하고, 「도료 중 휘발성유기화합물의 함유량 산정방법, 용기 표시사항 등에 관한 고시」에 따라 VOCs 함량을 용기에 표시해야 한다.

VOCs 함량 시험결과, 조사대상 20개 전 제품이 함량기준(콘크리트·시멘트·몰탈용 수성 무광 및 가정용 수성, 35g/L이하)을 준수했으나, 8개(40.0%) 제품은 표시된 VOCs 함량보다 실제 함량이 높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성유기화합물(Volatile Organic Compounds, VOCs) : 벤젠, 톨루엔, 자일렌, 폼알데하이드 등을 통칭하며, 자체만으로 독성이 있어 흡입할 경우 현기증, 마취작용 등을 수반할 수 있고, 공기중 질소산화물과 반응하여 오존을 생성해 기침, 안구 자극 등을 유발

우리나라는 페인트(콘크리트·시멘트·몰탈용 수성 무광 및 가정용 수성)의 VOCs 함량을 35g/L이하로 제한하고 있어 미국 캘리포니아 주(건축용 수성 무광, 50g/L이하)에 비해 엄격한 반면, 유럽연합(실내 벽면 및 천장용 수성 무광)은 30g/L이하로 우리나라보다 규제 수준이 높다.

실제로 조사대상 20개 중 9개 제품이 유럽연합 페인트 VOCs 함량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인트의 경우 「도료 중 휘발성유기화합물의 함유량 산정방법, 용기 표시사항 등에 관한 고시」에 따라 ‘용도분류 및 VOCs 함유기준’, ‘VOCs 함유량’, ‘희석용제의 종류 및 최대희석비’, ‘제조 또는 수입 일자’ 등을 용기에 표시해야 한다. 조사대상 20개 중 13개(65.0%) 제품은 표시사항을 전부 또는 일부 누락하고 있어 관리·감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환경성에 관한 광고를 할 때에는 소비자가 오인할 우려가 없도록 「환경성 표시·광고 관리제도에 관한 고시」에 따라 사실에 근거한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 조사대상 20개 중 17개(85.0%) 제품은 VOCs가 함유돼 있음에도 ‘ZERO VOC’라는 표현을 사용하거나, 유해 보존제 등 화학물질이 함유되어 있음에도 ‘인체 무해’, ‘무독성’, ‘100% 천연’ 등의 용어를 사용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환경부에 실내용 페인트의 VOCs 함량기준 강화, 이소치아졸리논계 혼합물 및 화합물 등 유해 화학물질 관련 표시기준 마련, 표시·광고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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