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일자리, 편견과 차별을 넘어㉒
[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유난히 더웠던 지난해 여름.
기자는 잠실역 근처 패스트푸드점에 들어갔다.
시원한 커피를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아무렇게나 던져진 쓰레기를 정리하는 직원이 눈에 띄었다. 그 직원은 능수능란하게 쓰레기를 치우고는 다른 테이블로 이동했다.
그가 치우려는 테이블은 불평이 나올 만큼 어지러져 있었지만 그는 묵묵히 치우기만 했다.
그를 지켜보다 옆 직원과는 어딘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고, 곧 그가 장애를 가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불현듯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정말 원해서 일하는걸까?
그는 단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최선을 다해서 했을 뿐이고, 동정 따윈 애초에 받을 생각도 없었다.
그렇지만 나는 무례하게도 그렇게 생각했다.
또 지난 겨울에 있던 일이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 취재를 다녀온 선배기자가 해당 시설의 장애인이 만든 비누와 방향제를 사왔다.
물건을 보고 “장애인이 만든 거예요? 어때요?”라고 묻자, 선배기자는 “향이 너무 좋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완제품이랑 똑같네”라고 답했다.
비누와 방향제를 쓰면서 누가 만들었는지가 왜 중요한지, 향이 좋으면 좋았지 열심히 만든 제품을 시중 제품과 똑같다고 말하는게 과연 칭찬이라고 하는건지.
우리는 또 그렇게 단지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한 그들의 노력을 아무렇지도 않게 '다르게' 생각했고, 무례하게 동정했다.
이런 일들이 너무 자연스러워 굳이 애쓰지 않으면 생각하기 어렵다.
그래도 '틀리게' 생각하진 않아 다행이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장애인이니까 안 돼”, “장애인이 그렇지 뭐”라며 '장애인은 틀렸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여러번 놀란 장면들을 생각하면 "장애인은 결코 틀리지도, 다르지도 않다"는 결론을 낼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떤 장애를 가진 이들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전혀 모자람 없이 역할을 해내고 있다. 매일매일 벌어지는 사건사고를 접하고 있자면, 오히려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만난 장애인들은 "무조건적인 배려는 필요없다"고 말했다.
스스로 능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배려라는 이름으로 무작정 손이 다가올 때 오히려 상처받기도 한다.
이번 프로젝트가 '장애인은 우리와 틀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깨달음을 주면 좋겠다.
더불어 장애인을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색안경을 벗고 '(나와) 같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세상에는 아직도 많은 차별이 존재하기에 조금 힘든 길을 걷는 그들을 지지하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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