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제주항공
출처=제주항공

[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필리핀을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여객기가 기체 이상으로 긴급 회항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2일 오전 3시 30분께 승객 149명을 태우고 필리핀 클락 공항에서 이륙한 제주항공 7C4604 여객기는 출발 20분 만에 클락 공항으로 회항했다.

제주항공 관계자에 따르면 정상이륙 후 고도를 높이는 단계에서 고도하강 경보가 울려 매뉴얼에 따라 회항 결정을 내렸다. 기체 자체의 결함보다는 여객기 내 고도 센서에 문제가 있던 것으로 추정되며, 해당 부품을 공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제주항공 측이 승객 안전 확보에 미흡했다는 점이다.

당시 탑승객이던 A씨가 시사저널에 밝힌 내용에 따르면 여객기는 한 시간 늦은 새벽 3시30분쯤 출발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이륙 이후 갑자기 기내가 추워지기 시작한 것. 한국 병원에 급하게 가던 한 필리핀 유아가 한기를 느끼는 것을 보고 주변의 한국인이 담요를 요청했으나 제주항공 승무원은 “담요는 판매하는 것이라 줄 수 없다”며 거절했다.

이후 산소마스크가 좌석에 떨어지고 “안전벨트와 산소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안내 멘트가 나왔다.

매체는 “당시 위급함을 느낀 승객들은 산소마스크를 착용하려 했다. 그러나 산소마스크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승객들은 ‘마스크가 안 되는 것 같다’고 외쳤지만 직원들은 아무도 움직이지 않고 각자 자리에 앉아 마스크만 착용하고 있었다. 위험을 직감하고 극한의 공포를 느껴 가족들에게 보낼 영상을 남기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A씨는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 측은 시사저널에 “회항 도중 상황이 해제됐다. 승객들의 얘기처럼 긴박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승객들의 입장에서는 공포스러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상황을 급박하게 느꼈을 수 있다. 이륙 직후 고도를 낮추라는 경보가 울려 절차에 따라 산소마스크를 작동했으며, 센서 오류로 실제로 착용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어서 해당 내용을 안내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산소마스크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선 “일부 승객들이 산소마스크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제보가 있으나 착용 시 줄을 당겨 핀을 부러뜨려서 산소 공급이 되도록 한 후 착용해야 하고, 같은 열에 장착된 산소마스크는 한 개의 산소통을 사용하기 때문에 한 좌석은 되는데 옆 좌석은 안 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 2015년에도 승무원 태도, 산소마스크 미작동 문제 등 지적

사실 제주항공 승무원들의 대응 태도는 지난 2015년에도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지난 2015년 12월 23일 오전 6시 30분 김포공항을 이륙한 제주행 제주항공 여객기(7C 101)의 여압장치(기내 압력조절)가 고장 나 호흡이 곤란해지면서 152명의 승객이 피해를 입은 사건이 있었다.

업계에 따르면 항공기의 여압장치가 고장 나면 승객들에게 호흡 곤란이 오고, 고막 내·외부 압력 차이로 통증이 생긴다. 이 상황은 산소 호흡을 해야지만 해결할 수 있는데, 산소 호흡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의식 상실이 오고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위중한 상황이다.

하지만 당시 탑승객들에 따르면 제주항공 승무원들은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은 채 승객들에 산소마스크를 쓰라고만 했다.

그마저도 상당수 산소마스크에서 산소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일부 승객들은 자리를 옮겨 다니며 제대로 작동하는 산소마스크를 착용했다.

실제 당시 업계 한 전문가는 “항공사는 반드시 항공기의 이상 상황을 승객에게 알려 주도록 돼 있다”며 “조종사 절차와 산소마스크를 쓰라는 안내 방송 이러한 것들이 미비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당시 제주항공 관계자는 “산소마스크는 고장 나 부작동한 게 아니라 강하되면 자동으로 공급되는 것일 뿐 산소공급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다”며 “산소마스크는 줄을 잡아당겨야 핀이 부러지면서 산소가 공급되는데 승객들이 이를 몰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 제주항공, 승객 안전 교육 강화 필요성 공감…“방법은 더 연구해야”

2015년 당시 발생한 사건으로 제주항공은 어떤 점이 문제로 작용할지 파악했을 터이다. 그러나 제주항공은 2019년이 돼서도 같은 이유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비상상황 발생 시 승무원들은 자기 산소마스크를 쓰느라 여념이 없고, 여전히 산소마스크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제주항공은 과거의 경험에서 아무 것도 얻은 게 없는 것일까.

이 같은 지적에 제주항공 관계자는 “비상 상황 발생 시 승무원이 멀쩡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누가 구조 활동을 할 수 있겠느냐”며 “승무원들은 법적으로 정해진 매뉴얼을 따르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작동하지 않는 산소마스크를 지적하는 목소리에 대해 “비상상황에 대비해, 제주항공 승무원들은 여객기 이륙 전에 구명조끼와 산소마스크 사용 방법에 대해 승객들에 교육을 실시한다”며 “정해진 절차에 따라 교육을 실시하지만, 과연 몇이나 되는 승객들이 이를 집중해서 듣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다만 그는 “안전 교육 강화 필요성을 느끼고는 있다”며 “승객들이 지금보다 안전교육에 더 집중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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