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현대자동차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베뉴’가 지난 11일 공식 출시됐다.

15일 현대차에 따르면 베뉴는 차세대 파워트레인 ‘스마트스트림 G1.6’을 탑재했다. 최고출력 123마력(PS), 최대토크 15.7kgf·m, 복합연비 13.7km/ℓ(15인치 타이어, IVT 기준)를 확보했다.

가격대는 트림별로 ▲스마트 1473만 원(M/T, 수동변속기), 1620만 원(IVT, 무단변속기) ▲모던 1799만 원 ▲플럭스(FLUX) 2111만 원을 형성돼 있다. 대학생이나 젊은 직장인들이 엔트리 SUV로 구매하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 장점이다.

‘베뉴’ 출시를 통해 현대차는 베뉴-코나-투싼-싼타페-팰리세이드로 이어지는 SUV 라인업을 완성했다.

지난 2017년까지 현대차의 SUV 라인업은 기아차 등 경쟁사에 비해 다소 빈약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2017년 6월 코나를 시작으로, 2018년 12월 팰리세이드, 2019년 7월 베뉴까지 새로운 SUV를 잇따라 선보이며, 세단과 SUV 라인업 모두 강자다운 면모를 지닌 업체로 거듭났다.

사진=현대자동차
베뉴 (사진=현대자동차)

■ SUV 라인업 강화로 훨훨 나는 ‘현대차’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전반기 현대차는 국내시장에서 33만7109대를 판매했다. 국산 5개사 중 국내 시장 점유율 45.6%로 단연 1위에 위치해 있다.

이중 SUV 라인업의 판매량은 ▲코나 1만5114대 ▲투싼 2만82대 ▲싼타페 4만4088대 ▲팰리세이드 3만1502대 등 11만786대에 달한다. 전체 판매량의 32.86%가 SUV 라인업이 달성한 수치다.

싼타페와 팰리세이드의 힘이 컸다. 싼타페는 전체 판매량 중 13.07%의 점유율을, 팰리세이드는 9.3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두 차량이 22.42% 판매량을 견인했다.

두 차량의 인기는 여전하다. 지난해 2월 출시된 싼타페TM은 지난달까지 총 14만3231대가 판매됐다. 월 평균 판매량으로 환산할 경우 8425대씩 팔리는 수치다.

특히 출시된 2월을 제외하고 지난해 3월부터 지난 6월까지 16개월 동안 중‧대형 SUV 판매량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월평균 판매량 9013대라는 무지막지한 판매량을 달성하며, SUV = 싼타페라고 할 정도로 국내 SUV 시장을 뒤흔들었다. 올해의 경우 월평균 판매량 7348대를 기록하며,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대형 SUV 판매량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팰리세이드는 2019년 SUV 시장 돌풍의 주역으로 지난달까지 총 3만3410대가 판매됐다. 월평균 판매량으로 환산하면 4773대에 달한다.

얼핏보면 팰리세이드의 판매량이 많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대형 SUV임을 감안할 경우 월 평균 4773대의 판매량은 매우 놀라운 수치다.

특히, 현대차가 팰리세이드 판매 목표를 잘못 설정한 부분, 노조가 팰리세이드 증산에 반대했던 부분, 이와 같은 이유로 차량 고객 인도까지 1년 이상 걸리고 기다리다 지쳐 계약 취소한 소비자가 2만 명에 달하는 부분 등 출시된 지 7개월 밖에 되지 않은 차량에서 불거진 갖가지 논란은 팰리세이드 인기의 방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두 차량 외에도 2017년 6월 출시된 코나(OS)와 2018년 8월 선보인 투싼(TL 페이스리프트) 역시 지난 6월까지 각각 7만7911대(월 평균 3116대)와 4만2498대(월 평균 3863대)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꾸준한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현대차는 SUV 막내인 ‘베뉴’의 국내 연간 판매량 목표를 1만5000대로 설정했다.

■ 난감한 SUV 명가 ‘쌍용차’

현대차의 선전에 SUV 라인업만 생산‧판매하는 쌍용자동차는 난감한 상황이다. 쌍용차 실적을 견인해온 ‘티볼리’가 소형 SUV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티볼리는 2015년 출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30만대나 팔린 베스트셀러다. 뛰어난 가성비와 여성소비자들로부터 인기가 현재의 티볼리를 만들었고, 잘나가는 티볼리 브랜드 덕에 올해 상반기 국내 5개 완성차 메이커 중 쌍용차만이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었다.

전술했듯 티볼리는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맞춤제작서비스를 장점으로 내세웠다. 이 같은 이유로 지난 6월 새로 출시한 ‘베리 뉴 티볼리’ 역시 총 7가지에 달하는 차량 색깔과 총 3가지 시트 색깔을 주요 장점으로 내세운 바 있다.

쌍용차는 새로운 티볼리를 통해 티볼리 브랜드의 영광을 이어가려 했으나, 지난 6월 출시된 베리 뉴 티볼리는 3년 만의 부분변경모델임에도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냈다. 신차효과를 누려야 할 시기에 그다지 큰 효과를 누리지 못한 것이다.

쌍용차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티볼리는 모두 2940대 팔렸다. 이는 5월보다 26.1% 감소한 수치다. 베리 뉴 티볼리는 1981대가 팔렸다.

사진=김현우 기자
베리 뉴 티볼리 (사진=김현우 기자)

업계는 티볼리의 판매량 저하가 베뉴 등장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지난 4월 17일 현대차가 미국 뉴욕오토쇼에서 베뉴를 공개하자, 티볼리 등 기존 소형 SUV를 구입하려 했던 소비자들이 구입 시기를 베뉴 출시 이후로 미루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또 베뉴의 경우 총 21가지의 차량 색깔을 선택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커스터마이징 전용상품인 ‘튜익스’를 활용해 편의사양도 필요에 따라 꾸릴 수 있다.

이는 티볼리의 커스터마이징보다 훨씬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는 수준이다. 이 탓에 업계는 베뉴 등장 이후 티볼리의 커스터마이징이 ‘차량 스타일을 약간 바꾸는 수준에 그치게 됐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가격 면에서도 티볼리는 베뉴에 밀린다. 베리 뉴 티볼리의 가격대는 1678만~2535만 원으로 베뉴의 1473만~2111만 원에 비해 시작가가 약 205만 원 비싸다.

두 차량 모두 엔트리카를 표방하는 만큼 205만 원의 가격 차이는 구매여부를 결정지을 만큼 커다란 가격차다.

그러나 쌍용차 관계자는 자신있다고 말한다.

쌍용차 한 관계자는 “티볼리의 경우 차량의 크기가 베뉴나 스토닉 등에 비해 커다랗기 때문에 SUV가 가지는 실용성과 공간 활용도, 안전성 측면에서 강점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가격 역시 베뉴에는 없는 실용성 높은 옵션들을 선택할 수 있는 만큼 가성비를 따지고 보면 티볼리가 더 높다”고 덧붙였다.

실제 티볼리의 제원을 살펴보면 ▲전장 4225mm ▲전폭 1810mm ▲전고 1615mm ▲축거2600mm으로 베뉴(▲전장 4040mm ▲전폭 1770mm ▲전고 1565mm ▲축거 1520mm)나 코나(▲전장 4165mm ▲전폭 1800mm ▲전고 1565mm ▲축거 2600mm)보다 더 크다.

세단보다 공간 활용도가 높아야 하는 SUV 특성상 더 큰 차체는 SUV 본연의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서 필수 조건인 만큼 베뉴나 코나보단 SUV스러운 차량인 셈이다.

그러나 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소형 SUV는 엔트리카 혹은 세컨드카로 사용하기 위해 구입하는 만큼 구매여부를 결정짓는 것은 더 나은 옵션이 아닌 가격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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