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패키지 여행 중에 판매하는 라텍스, 화장품, 벌꿀, 분말류, 원액류, 오일류 중 상당수가 국내 안전기준에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관광객들은 패키지 여행동안 여행사가 안내하는 ‘전용 쇼핑센터’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소비자원(원장 이희숙)이 동남아 5개국 7개 패키지여행 상품 일정에 포함된 ‘단체 관광객 전용 쇼핑센터’에서 판매되는 주요 식품·화장품·공산품을 대상으로 안전성 및 표시실태를 조사했다.

출처=한국소비자원
출처=한국소비자원

조사 대상은 식품(분말제품 7개, 벌꿀제품 9개, 원액제품 7개, 오일제품 6개), 화장품(크림류 3개), 공산품(진주반지 5개, 라텍스베개 5개, 가죽지갑 6개) 등이다.

동남아 5개국에서 판매되는 식품 및 화장품 32개 제품 중 10개 제품(31.3%)에서 국내 기준을 초과하는 금속성 이물(쇳가루)·히드록시메틸푸르푸랄(HMF)·세균이 검출됐다.

노니가루 등 분말 3개 제품에서 금속성 이물(쇳가루)이 기준(10.0mg/kg)을 최대 25배, 벌꿀 6개 제품에서 히드록시메틸푸르푸랄(HMF)이 기준(80mg/kg)을 최대 27배 초과해 검출됐다.

깔라만시 원액 1개 제품에서는 세균수가 기준(n=5, c=1, m=100, M=1000)을 45배 초과했다.

또한 코타키나발루·세부 2곳에서는 국내에서 사용이 금지된 원료(센나, 통캇알리, 인태반)가 포함된 식품 및 화장품 4개 제품(센나차 1개, 통캇알리 커피 2개, 인태반크림 1개)이 판매되고 있었다.

센나는 설사 등을 유발하는 물질로 일반의약품으로 제한적 사용되며 식품원료로 사용 금지돼 있다. 통캇알리는 남성 갱년기 증상개선 등 효능이 알려졌으나 대부분의 국가에서 식품원료로 사용 금지돼 있는 물질이다. 인태반은 윤리적 문제, 위생·안전성 문제로 식품·화장품 원료로 사용 금지돼 있다.

출처=한국소비자원
출처=한국소비자원

그 외 석청제품 1개는 원산지 표시가 돼 있지 않아 국내 수입금지 제품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원산지가 불확실한 제품은 ‘네팔산 석청’일 수 있어 구매 시 주의가 필요하다.

네팔산 석청은 저혈압·시각장애·의식소실·사망 등을 유발하는 중독성 물질인 ‘그레이아노톡신(Grayanotoxin)’이 검출될 수 있어 수입금지 품목이다. 네팔산이 아닌 제품은 국내기준·규격에 적합할 경우 수입이 가능하다.

공산품의 경우, 진주반지 5개 중 3개 제품의 금속 부분에서 국내 안전기준(납 600mg/kg, 니켈 0.5㎍/㎠/week)을 최대 263배 초과하는 납과 최대 12배 초과하는 니켈이 검출됐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납은 발암등급 2B군으로 분류되며 식욕부진, 빈혈, 근육약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니켈은 피부 과민반응 및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 습진을 유발한다.

또한, 라텍스베개 5개 중 1개 제품은 ‘100% NATURAL LATEX FOAM’ 표시가 있었으나 합성라텍스인 SBR(스티렌부타디엔고무)이 21.4% 혼입돼 있었고, 가죽지갑 6개 중 2개 제품은 보강재로 재활용 광고지를 사용하고 있는 등 품질에 문제가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문화체육관광부에 ▲‘국외여행상품 정보제공 표준안’ 등에 쇼핑센터 이용 시 제품의 시험성적서 정보를 제공하는 근거를 마련하도록 요청하고, 한국여행업협회에 ▲국내 안전기준에 적합한 성적서를 구비한 쇼핑센터에만 여행객을 안내하게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쇼핑센터 선정 가이드 마련을 권고했고, 해당 협회는 이를 수용해 적극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소비자에게는 동남아 현지 쇼핑센터 등에서는 국가 간 제도 차이로 인해 국내 안전기준에 부적합한 제품이 판매될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구입할 것을 당부했다.

[컨슈머치 = 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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