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해에만 케이팝(K-POP) 음반 5708만 장이 판매될 정도로, 케이팝 열풍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하지만 과포장, 중복 소비 등 잘못된 관행으로 음반 관련된 폐기물이 매년 100톤 이상 배출돼 환경오염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현재 음반 포장 및 폐기물과 관련된 규제는 폐기물부담금과 EPR(생산자책임부담금) 부담금으로 집행된다. 

음반의 비닐포장재, CD케이스 등은 EPR 제도를 활용해 직접 제품 포장재를 회수해 재활용하거나, 재활용이 어려우면 기획사가 공제조합에 분담금을 내도록 하고 있다.

재활용이 어려운 CD나 굿즈 등은 폐기물부담금으로 플라스틱 요율 150원/kg을 부과하고 있다. 연간 출고량이 10톤 이하인 경우는 부과 대상에서도 면제된다. 

앨범, 음반(출처=PIXABAY)
앨범, 음반(출처=PIXABAY)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2021년까지 음반제조업자에 부과한 폐기물부담금은 총 1억9145만 원, EPR 분담금은 총 8100만 원이다. 

대표 기획사인 ▲하이브 ▲SM ▲YG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공연을 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지난해 각각 1903억, 685억, 506억 원의 영업이익을 얻은 가운데, 실제 부과된 업체당 부담금은 2021년 기준으로 평균 1000만 원도 안 된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폐기물부담금·EPR 제도가 자원 절약과 재활용 촉진이라는 취지를 구현하기에 1kg당 150원의 폐기물부담금은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면서 "음반제조사들에게 적절한 책임을 부과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버려지는 음반은 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실물 음반들은 대부분 폴리염화비닐(PVC)로 포장하고 있다. 염소 성분이 포함된 폴리염화비닐은 불에 타면 강한 부식성 가스가 배출되고, 재활용하기가 어려워 환경에 치명적이다. 

또, 앨범 CD는 플라스틱 재질이지만 가정에서 분리배출 시 일반 쓰레기로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 음반 포토북이나 포토카드에 쓰이는 코팅 종이는 코팅 비닐과 종이를 떼어서 버려야 하지만, 잘 분리되지 않아 일반 쓰레기에 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음악앨범은 대부분 재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불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팬들에게 음반 과소비를 유도하는 기획사들의 행태가 음반 폐기물을 증가시키는 원흉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음악 산업백서에 따르면 음반을 구매한 후 순수하게 구매한 음반을 사용해 음악을 감상하는 소비자는 11.5%에 불과했다. 

기획사들은 앨범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앨범 속에 포토카드나 팬사인회 응모권 등을 끼워 판매하는 ‘팬심을 이용한 마케팅’을 통해 팬들이 불필요한 음반을 대량 구매하도록 만들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정부가 실물음반 과대포장 방지, 부과금 개선 등 엄격한 규제와 친환경적인 소재를 이용한 음반 제작이 확대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음반기획사는 팬심을 이용해 팬들이 실물음반을 대량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행위를 멈추고 불필요한 플라스틱 생산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컨슈머치 = 전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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