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환자가 수술 과정에서 신장정맥이 손상돼 추가 개복수술과 후유증이 발생하자 병원 측에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소비자 A씨는 자궁선근증으로 복강경하 자궁적출술을 받은 뒤 조직검사에서 자궁내막 간질성 육종(자궁육종)으로 진단돼 해당 병원으로 전원했다. 이후 병기 확인을 위해 복강경으로 대정맥 주위 림프절곽청술을 시행받았다.
그러나 수술 과정에서 좌측 신장정맥이 손상되면서 개복술로 전환해 혈관 봉합술이 추가로 시행됐다. 수술 후에는 신장정맥 협착으로 인한 혈전증을 예방하기 위해 항응고제 치료를 받았고, 울혈성 신장으로 인한 이차성 고혈압이 발생해 항고혈압제 등 약물치료도 병행했다.
A씨는 의료진의 부주의로 신장정맥이 손상돼 불가피하게 개복수술을 받았고, 이로 인해 복부에 약 30cm 크기의 수술 흉터가 남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신장혈관 협착과 이차성 고혈압 등의 후유증이 발생해 현재까지 복통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신장정맥 인접 림프절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림프절의 분포와 결합 강도 차이로 인해 불가피하게 혈관 손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즉각적인 2차 수술과 회복 과정을 거쳐 신기능과 혈압이 모두 정상 소견을 보였다는 것이다.
또한 수술 전 발생 가능한 합병증과 주변 장기 손상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고, 신장정맥 손상 이후의 조치 역시 적절하게 이뤄졌으므로 손해배상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병원 측의 책임을 20%로 판단했다.
신장 정맥 주변 림프절을 광범위하게 제거했던 1차 수술은 혈관에 인접해 밀착된 림프절을 절제하는 고난도 수술로, 의료진에게는 수술 과정에서 혈관 손상을 방지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 수술기록지에 대한 사실조사와 관련 전문위원의 의견을 종합하면, 의료진이 복강경으로 1차 수술을 진행하던 중 부주의로 신장정맥을 손상시킨 것으로 추정됐다.
이로 인해 손상된 혈관을 복구하기 위한 2차 수술로 개복술을 시행했고, 그 결과 신장정맥 협착과 이차성 고혈압이 발생해 A씨가 약물치료 등을 받은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병원 측은 A씨가 입은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다만 A씨가 수술 후유증으로 복통이 지속돼 현재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복통의 원인이 다양하고 A씨의 기존 병력과의 연관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받아들이지 않았다.
설명의무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병원 측의 책임은 인정되지 않았다. 의료진이 수술에 앞서 수술 목적과 과정, 수술 중 주변 장기 손상 가능성 및 그로 인해 개복술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 등을 설명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자궁육종으로 진단된 A씨의 병기 확인과 치료 방향 결정을 위해 1차 수술이 필요했던 점 ▲과거 골반 내 감염 치료 이력과 제왕절개 및 자궁적출술 등으로 복강 내 유착이 심했을 가능성이 큰 점 ▲유착이 심한 경우 주의를 기울이더라도 혈관 손상 등 합병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진 점 ▲2차 수술 이후 치료 기간을 거쳐 현재는 회복 상태에 있으며 특별한 이상 소견이 없는 점 등도 감안됐다.
이를 종합해 소비자원은 병원 측의 책임 범위를 20%로 제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병원은 A씨에게 입원 기간 동안의 일실수익과 입원 진료비를 합한 금액의 20%에 해당하는 약 91만 원과 수술 경위와 복부 흉터, A씨의 기왕력과 연령 등을 고려한 위자료 1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