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환자가 제왕절개 수술 후 의료진이 출혈 징후를 제때 확인하지 못해 혈종이 발생했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소비자 A씨는 한 의원에서 제왕절개술로 아이를 출산한 뒤 하복부 불편감과 호흡 곤란 증상, 혈색소 수치 감소로 수혈을 받았다. 그러나 퇴원 이후에도 복부 불편감이 지속돼 다른 병원을 찾았고, 수술 부위 혈종 진단을 받아 배액관 삽입술을 받았다.

A씨는 수술 전 출혈이나 혈종 발생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으며, 수술 중 출혈이 발생했음에도 추가 검사를 시행하지 않아 혈종 진단이 지연됐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농양이 발생하고 장기간 입원 치료를 받는 등 피해가 확대됐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반면 의원 측은 복강 내 혈종이 자궁근과 이를 덮고 있는 막 사이에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수술 이후 혈관이 파열돼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술 종료 시점에는 출혈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기 때문에 출혈이 정확히 언제 발생했는지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초음파, 태아 (출처=PIXABAY)
초음파, 태아 (출처=PIXABAY)

한국소비자원은 A씨가 진료비의 50%와 위자료를 지급받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전문위원에 따르면 수술 소견상 특이 사항은 없었고, 수술 후 10일 만에 혈종이 발견돼 정확한 출혈 시점과 원인을 특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수술 부위에서 서서히 출혈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수술 후 9시간이 경과한 이후 맥박 상승이 나타났고, 수술 이틀 뒤 혈색소 수치가 급격히 저하된 점을 고려하면 출혈이 의심되는 상황이었으며, CT나 MRI 등 추가 검사가 필요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의료진이 출혈에 대한 처치 과정에서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그에 따른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

설명의무 위반에 대한 책임도 인정됐다. 수술 동의서에는 제왕절개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없이 불가항력적으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이해한다는 문구만 인쇄돼 있었고, 진료기록부 등에서도 별도의 충분한 설명이 이뤄졌다는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수술 후 1일차와 4일차에 시행한 초음파 검사에서 특이 소견이 없었던 점, 퇴원 당시 숨가쁨 증상이 호전돼 출혈을 의심하기 어려웠던 점 등을 종합해 의원 측의 책임 범위는 50%로 제한됐다.

의원 측은 당시 진료비와 타 병원 진료비를 합산한 금액의 50%와 함께, 치료 기간과 그 기간 동안 양육에 참여하지 못한 사정 등을 고려해 산정한 위자료 3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됐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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