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열과 발진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아이의 보호자가 과잉검사와 가와사키병 진단 지연을 문제 삼아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15개월 된 A씨의 자녀는 섭취 불량과 지속적인 고열, 탈수 증상으로 한 병원에 내원해 패혈증 등 감염성 질환이 의심된다는 판단 아래 항생제 투여와 함께 감별진단을 위한 각종 검사를 받았다.
이튿날부터 발진이 나타나 점차 전신으로 퍼졌고, 양안 충혈과 손의 부종 등의 증상이 동반되자 의료진은 비전형 가와사키병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경과를 관찰했다. 이후 A씨 요청으로 환아는 타 병원으로 전원했고, 해당 병원에서 가와사키병 진단을 받아 약물치료 후 퇴원했다.
A씨는 의료진이 환아에게 과도한 혈액검사와 반복적인 채혈을 시행해 빈혈이 발생했으며, 뇌척수액 검사를 반대했음에도 무리하게 척수 천자를 시행하는 등 과잉검사로 고통을 가중시켰다고 주장했다.
또한 가와사키병 가능성을 여러 차례 제기하며 확진과 치료를 요구했으나 의료진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다른 검사만을 진행해 적절한 시기에 치료가 이뤄지지 않았고, 그 결과 간수치 상승과 장염, 기관지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했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과도한 채혈로 빈혈이 발생했다는 주장은 의학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환아는 임상적으로 뇌수막염이 의심되는 상황이었고,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감별진단을 위해 뇌척수액 검사를 시행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비특이적인 증상을 보이는 환아에 대해 검사와 경과 관찰을 통해 뇌수막염, 패혈증, 장염 등 중증 질환부터 배제하는 진단 과정이 진행 중이었으며, 가와사키병 역시 전형적인 진단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비전형 여부를 판단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와사키병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고, 장염이나 기관지염은 세균 또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므로 이를 가와사키병의 합병증으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국소비자원은 A씨 주장에 대해 병원 측의 과실이 없다고 판단했다.
관련 전문위원은 환아가 고열로 내원한 점을 고려할 때,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혈액검사는 기본적이고 필요한 조치에 해당한다고 봤다. 과도한 혈액검사가 이뤄졌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확인되지 않고, 환아는 최초 내원 당시 이미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 범위보다 낮았던 점 등을 종합하면 채혈로 인해 빈혈이 발생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뇌척수액 검사와 관련해서도, 지속적인 발열과 탈수 증상, 혈액검사상 염증 수치 상승 소견이 있었던 만큼 뇌수막염 등 중증 감염성 질환을 배제할 필요가 있었고, 해당 검사는 이를 진단하는 데 신뢰할 수 있는 검사라는 점을 고려했다. 의료진이 검사 필요성을 설명한 뒤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시행했으며, 지속적인 발열이 있는 영유아의 경우 패혈증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전문위원 의견에 비춰 과잉진료로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또한 가와사키병 진단 지연 주장에 대해서는, 의사가 증상과 검사 결과를 종합해 단계적으로 진단 범위를 좁혀가는 것이 일반적인 진료 과정이라는 점을 전제로 판단했다. 환아는 가와사키병의 전형적인 진단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비전형 사례에 해당해 진단에 어려움이 있었고, 입원 3일째 의료진이 가와사키병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추가 검사와 심장 전문과 의뢰를 진행한 점 등을 고려하면 진단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가와사키병을 치료하지 않을 경우 주된 합병증은 심장 손상인데, A씨가 주장한 장염이나 간수치 상승 등은 질병 초기 단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비특이적 증상에 해당할 뿐 가와사키병의 합병증으로 보기는 어려워 A씨의 손해배상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