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은 피해자가 가해 운전기사와 합의했더라도 차량 소유자를 상대로 별도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
교통사고를 당한 A씨는 대퇴부 골절 등의 중상을 입어 장애 판정을 받았다.
사고 당시 차량을 운전한 사람은 차량 소유자가 아닌 운전기사였다. 운전기사는 사고 이후 구속됐고 A씨에게 합의를 간절히 요청했다. 이에 A씨는 적은 금액을 받고 합의에 응했다.
하지만 해당 차량이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았던 탓에 충분한 보상을 받기 어려웠다.
A씨는 이후 차량 소유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려 했지만, 차주는 "이미 운전기사와 합의했기 때문에 더 이상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은 차주에게도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통사고를 일으킨 운전자는 「민법」 제750조에 따른 불법행위자로서 손해배상 책임을 지며, 차량 소유자는 같은 법 제756조의 사용자 또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3조에서 정한 ‘자기를 위해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로서 별도의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여기서 운전기사와 차량 소유자의 책임은 법적으로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해자인 A씨는 충분한 보상을 받을 때까지 운전기사와 차주 모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A씨가 운전기사와 체결한 합의가 단지 형사상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라면 운전기사와 차주 모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설령 합의 내용에 민사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취지가 포함돼 있더라도, 부진정연대채무의 성격상 그 효력은 운전기사에게만 미치므로 차주에 대해서는 여전히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하다.
판례 역시 "피해자가 채무자 중 한 명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권을 포기하거나 채무를 면제하는 의사를 표시했더라도 그 효력이 다른 채무자에게까지 미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컨슈머치 = 고준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