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이대로 몰락하나? 해법은 글쎄…

 
[컨슈머치 = 최봉석 기자] 남양유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남양유업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관측들이 난무하고 있다. 하지만 남양유업을 바라보는 통일된 시각은 하나다. ‘나쁜 기업’이라는 것이다.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남양유업이 현재 처한 작금의 상황을 업계 한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해 ‘갑의 횡포’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남양유업이 여전히 심각한 내부적 진통을 겪으며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갖가지 ‘잡음’에서 해방되지 못하고 기업 이미지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화려했던 전성기는 도무지 찾아볼 수 없다.

악재는 한꺼번에 남양유업을 괴롭히고 있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이해 비전선포식도 갖고 ‘지속 성장’을 외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남양유업을 예전처럼 계속 지지해줄지는 미지수다.

그 증거는 먼저 실적에 드러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2월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9.9% 줄어든 1조 229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175억 5600만원, 455억 4000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남양유업은 1997~1998년 외환위기 당시에도 흑자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업직원 ‘막말파문’의 여파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지난 1994년 실적을 공시한 이후 처음으로 연간기준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한 해동안 잃은 순손실폭은 무려 1000억원이 넘는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2년에 당기순이익 610억 7200만원을 기록했지만 1년만에 455억 4000만원의 적자로 무려 1066억 1200만원의 차이가 난다. 말 그대로 위기다.

남양유업 측은 “대리점 밀어내기 사태 등으로 인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지난해 부진 이유를 설명했다.

올해는 그래서 이 같은 상황을 반드시 극복하고 타파해야 하는 상황이다. 빠른 속도로 기업 이미지를 쇄신시켜야 하는 운명에 놓여 있는 것이다. 문제는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여전히 누리꾼들을 비롯해 주부들은 남양유업의 ‘도덕성’에 대해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소비자들은 여전히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남양유업에 대한 불매운동을 펼치면서 남양유업에 대한 분노를 표출 중이다. 남양유업의 도덕성과 사회적 책임에 대해 소비자들은 강하게 질타하는 목소리는 곳곳에서 감지가 가능하다.

삼척동자도 알다시피 남양유업의 주력 제품은 ‘분유’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올해 분유 시장 1위 자리가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남양유업이 매일유업에게 1위를 자리를 넘겨줄 수 있다는 설득력 높은 관측이다.

실제 남양유업의 부진 속에서 경쟁사인 매일유업은 승승장구다. 매일유업은 지난 3분기 매출액이 340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24.7% 늘어났다.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남양유업은 지금까지 매일유업과 최고 10%포인트 이상 격차를 유지했었다”면서 “그러나 지난해 막말 파문 이후 국내 분유 시장에서 남양유업 점유율은 약 35% 전후, 매일유업은 34% 정도로 치고 올라왔다”고 귀뜸했다.

남양유업은 올초 2020년까지 매출 3조원를 달성할 것임을 천명했다. 남양유업은 이를 위한 향후 50년의 신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커피사업을 내세웠다. 2016년까지 커피믹스 시장 점유율을 50%로 올리고 분유와 커피제품을 앞세운 중국 등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해외수출 비중을 전체 매출의 10%수준까지 확대한다는 것이다.

특히 남양유업은 약 4년 전부터 전문 인력들을 미국, 유럽 등 커피선진국에 보내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시스템과 설비의 장점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변 사정은 남양유업에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김웅 남양유업 대표가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장밋빛 청사진이 가득 담긴 포부를 밝혔지만 주변 상황은 이 회사에게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최근 롯데푸드가 글로벌 식품그룹 네슬레와 연합해 합작회사 롯데네슬레코리아를 설립했다. 네슬레의 제품력과 롯데의 유통망이 의기투합할 경우 시장의 판도변화는 볼 보듯 뻔한 일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강력한 브랜드와 유통망의 결합으로 상당한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동서식품의 경우 부동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고 남양유업 역시 ‘카제인나트륨’과 ‘인산염’을 뺀 커피믹스를 내놓으면서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등 그간 국내 커피믹스 시장을 이들 두 업체가 호령했지만 시장이 이젠 3파전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롯데-네슬레 연합군이 시장에 뛰어들면 가장 타격을 받는 곳은 동서식품보다는 남양유업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오너리스크도 남양유업의 성장을 단단히 발목 잡고 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법정에서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약 74억원의 탈세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홍역을 치르고 있다. 김웅 대표 또한 회삿돈 약 7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7월 ‘밀어내기’를 통한 자사 제품 강매 등 혐의로 기소돼 또 다른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964년 3월13일 창립한 남양유업은 이듬해인 1965년 천안공장을 완공하고 우리나라의 첫 유아용 조제분유인 남양분유를 생산했다. 2002년에 천안신공장, 2008년에 호남공장을 준공하고 2013년에 나주커피공장을 준공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지속해왔으며 현재는 전국에 6개 공장, 1개의 연구소 및 2개의 물류센터와 18개의 영업지점을 운영하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규모 유가공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게 남양유업 측이 내세우는 회사에 대한 자랑이다.

이 속에서 남양유업은 최근 이원구 총괄수석본부장(57)을 부사장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한마디로 조직 혁신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반세기에 대비하자는 의미도 담겼다고 회사 측 관계자는 설명했다. 물론 지난 2009년부터 남양유업을 이끈 김웅 대표는 5년 만에 수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계기로 남양유업이 새로운 기업 개선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물론 악화된 실적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한 임무로 보인다.

하지만 기업 전문가들은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기업 이미지가 나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남양유업이 이대로 몰락할지, 아니면 예전의 명예를 가까스로 회복하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물론 합리적인 소비자들의 결정에 따라 이 모든 것들은 결정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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