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입맛에 맞은 정통 에일맥주로 경쟁력 갖춰"

[컨슈머치 = 윤초롬 기자] “여기 ‘에일스톤’ 없나요?”

본격적으로 프로야구가 시작된 4월, 잠실야구장 매표소 근처에 위치한 마트의 점주 A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고객들로부터 위와 같은 질문을 받는다.

점포의 지리적 특성 상, 가장 많은 매출을 차지하는 품목이 바로 맥주이지만 특정 제품이 압도적으로 팔려나가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다.

A씨는 “신제품이 출시돼서 그런지 유난히 ‘에일스톤’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며 “얼마 전엔 제품이 매진돼 판매를 하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그 이후 넉넉히 물품을 채워놓는다”고 말했다.

오비맥주가 야심차게 내놓은 정통 영국식 에일맥주 ‘에일스톤(Aleston)'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오비맥주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일 출시한 ‘에일스톤’이 8일 만에 35만병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아직 마트 등 가정용 시장에만 집중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례적인 판매 속도라는 설명이다.

오비맥주에 따르면 ‘에일스톤’은 영국 정통 제조방식을 표방해 향이 짙고 맛이 진한 에일맥주로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쓴맛을 줄이고 부드러움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기네스’로 잘 알려져 있는 에일 맥주는 맥주통 상면에서 18~20℃의 온도로 발효한 맥주다. 전 세계 맥주시장에서 약 30%의 비중을 차지할 만큼 인기가 많지만 국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 정도에 불과하다.

그 나머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라거맥주다. 맥주통 하면에서 7~15℃의 온도로 발효한 라거맥주는 “맥주의 종류는 라거맥주와 그 외의 맥주로 나뉜다”는 말이 있을 만큼 가장 인기가 많은 맥주다.

문제는 국내에는 라거맥주만 있다는 것. 이에 오비맥주는 국내 맥주의 다양화를 위해 에일맥주를 출시하기로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최근 해외 여행률 증가 등의 이유로 외국 맥주를 맛볼 기회가 많아졌다. 그 때문인지 국내 프리미엄 맥주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며 “이러한 시장 상황을 소비자들이 다양한 맥주를 원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에일맥주를 내놓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오비맥주는 사실 국내 에일맥주 시장의 후발주자다.

앞선 지난해 9월, 경쟁사인 하이트진로가 ‘퀸즈에일’을 출시하며 국내 유일 에일맥주로 자리를 다져왔다. ‘퀸즈에일’은 3대 주류 품평회 중 하나인 ‘2014년 몽드셀렉션’에서 에일맥주 부문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오비맥주는 “에일맥주 개발은 오래 전부터 해왔다. 다만 상용화하기까지 1년이란 시간이 소요됐다”며 “‘에일스톤’은 정통 영국식을 표방하면서도 한국인의 입맛을 충분히 고려했다. 또한 경쟁제품에 비해 쓴맛이 덜하고 부드러움이 진하며 가격도 저렴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최근 맥주시장 진입 문턱이 낮아지면서 롯데와 신세계도 맥주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로 인해 맥주시장 파이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대기업이 맥주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그만큼 맥주시장이 경쟁력이 있다는 방증이다”며 “이로 인해 앞으로 맥주 시장이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한편 오비맥주 장인수 사장은 지난 달 26일 ‘에일스톤’ 출시기념 간담회에서 “롯데 등 대기업이 시장에 진출해도 시장판도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롯데는 대리점 방식으로 영업하는 분야에 강하지만 주류는 자율경쟁 시장이다”며 업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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