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사고, 산재사망자 발생…인식 개선과 시스템 마련 시급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28일 대전의 아모레퍼시픽 물류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최근 대기업 공장에서 폭발, 화재 등으로 인한 인명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더욱이 비정규직 협력업체 직원들의 산재 사망사고는 가뜩이나 격앙된 국민 정서에 더해져 해당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비판 여론이 뜨겁다.

금호타이어는 2010년 그룹 경영 악화로 인해 워크아웃에 들어갔지만 착실히 회복세를 타면서 워크아웃 졸업을 앞두고 있다. 또 2011년에는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의 25%를 소비하는 중국 시장 내에서 국내 업계 중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9일 금호타이어 곡성공장에서 도색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직원이 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선 도색 중이던 해당 직원은 홀로 작업 중이었으며, 주변에 작업을 알리는 표지판도, 안전책임자, 안전장비 등 직원의 안전을 위한 어떤 것도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소한의 보호도 받지 못한 해당 직원은 정문에서 외부로 향하던 컨테이너 차량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

조선업계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지난 21일 현대중공업 울산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협력업체 직원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고는 선박건조장 내 LPG 선박에서 불이 나면서 가연성 소재로 만들어진 선박 내부의 보온재가 한꺼번에 타들어갔고, 이로 인해 발생한 유독가스와 검은 연기가 공장 주변 일대를 뒤덮었다.

당시 선박 내에 13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였다. 또한 현대중공업에서는 지난달에도 추락사고로 인해 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 후 5일째 되던 날 발생한 이 사고에 대해서는 제법 빠른 조치들이 행해졌다.

사고 다음 날인 22일 현대중공업은 ‘사고위험경보제’ 시행과 ‘사고위험특별진단팀’을 구성해 시행키로 했고, 이례적으로 작업중지권을 발동하고 특별안전점검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같은 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경찰, 소방당국은 합동 현장감식을 해 작업중지의 필요성을 확인해 고용노동부에서는 현대중공업에게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이어 28일 국내 화장품 업계 1위 업체 아모레퍼시픽의 대전에 위치한 물류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울산 사고와 마찬가지로 주변은 자욱하게 검은 연기로 가득 찼고,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인 소방당국은 인화물질이 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시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시점이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대한민국 소비자들의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소비자들은 더이상 정부와 대기업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의 대처를 지켜 볼 여력이 없다. 대기업들은 어느 때보다도 안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이를 위한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

금호타이어 곡성공장 사고에 대해 통합진보당 김성동 의원은 “산재사고를 대하는 정부와 사측의 안일한 태도, 노동자들에 대한 비인간적이고 천박한 인식과 처우를 하루빨리 개선하기 위해서는 산재사망사고를 기업이 저지르는 중대 살인으로 규정하고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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