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박종효 기자] 금융당국이 국민은행의 내부통제에 대한 정밀 진단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고를 일으킨 국민은행이 이번엔 내부 갈등으로 홍역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국민은행 전산시스템을 놓고 이사회 갈등이 불거지자 지난 19일 은행검사국 등 검사역 7명을 급파해 특별 검사에 들어갔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 내달말 대규모 검사인력을 투입해 국민은행 전체에 대한 경영 진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이 특정 금융사의 전체 분야에 대해 정밀 점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국민은행의 내부 문제가 심각하다는 반증으로 보인다.
최수현 금감원장 역시 국민은행의 연이은 내부통제 부실에 대해 보고받고 국민은행에 대해 규정에 따라 관용 없이 강력히 대응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민은행은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전산시스템을 유닉스 기반의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안건에 대해 이건호 행장과 정병기 감사위원이 제기한 이견을 재논의했으나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론을 내는 등 전산시스템 전환을 둘러싸고 정병기 국민은행 감사와 사외이사들 간에 갈등이 빚어졌다.
정 감사위원은 이사회 결정 이후 관련 내용을 금감원에 보고했으며 금감원은 정 감사위원의 보고에 따라 현재 관련 사항에 대한 검사에 착수한 상태다.
정 감사위원은 “국민은행·카드 이사회가 전산시스템을 유닉스 기반의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안건 의결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감사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정 감사위원은 “시스템 변경 과정에서 우선 협상에 탈락한 업체인 IBM코리아 대표로부터 전자시스템 신규 입찰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는 이메일을 받고 “전산시스템 도입을 재검토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이건호 행장도 정 감사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 측은 그러나 “정 감사위원이 은행 경영협의회를 거쳐 은행·카드 이사회에서 결의된 사항에 대해 자의적으로 감사권을 남용해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를 무력화시키려 했다”고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