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제품서 식중독균, 대장균 검출…백화점 및 대형마트 제품도 오염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먹기 편하고 건강에도 좋은 생식ㆍ선식이 현대인의 식사대용식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다수가 부실한 원재료 사용 및 위생관리로 식중독균ㆍ대장균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 중인 생식(15개)과 선식(15개) 30개 제품의 위생도를 시험한 결과, 9개 제품에서 기준치의 1.2배에서 20배를 초과하는 식중독균(바실러스 세레우스)이, 3개 제품에서 대장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생식이란 곡류ㆍ채소류ㆍ버섯류ㆍ해조류ㆍ과일류 등의 식물성 원료를 주원료로 익히지 않고, 송풍자연동결건조 등의 가공처리 방법으로 제조한 식품을 말하고, 선식은 생식과 마찬가지로 곡류ㆍ채소류 등의 식물성 원료를 주원료로 해 열풍건조(90℃~100℃) 등의 가공처리 방법으로 제조한 식품을 말한다.

선식은 90℃~100℃의 고온 건조과정을 거치므로 송풍ㆍ동결건조 등의 방법으로 제조되는 생식에 비해 위생적으로 안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시험결과 15개 중 6개 제품(40.0%)이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나 생식(33.3% 부적합)과 큰 차이가 없었다.

특히, 유명 백화점 및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즉석 제조선식 8개 중 4개 제품(롯데마트,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AK백화점)이 식중독균 또는 대장균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백화점ㆍ대형마트에서 즉석 제조해 판매하는 선식은 비교적 장기간 보관하며 섭취함에도 불구하고 ‘즉석판매제조식품’으로 분류돼 개별 제품에 원재료 성분ㆍ유통기한 등의 필수 표시사항 표기를 생략할 수 있다.

한편, 곰팡이독소 시험 결과 30개 중 13개 제품에서 곰팡이독소의 일종인 제랄레논이 20.85~85.21㎍/㎏ 수준으로 검출됐다.

생ㆍ선식류에는 곰팡이독소 기준이 별도로 없어 국내 곡류가공품 허용기준치(200㎍/㎏)와 비교해 보면 안전한 수준으로 볼 수 있으나, 이 중 3개 제품은 유럽연합(EU)의 곡류가공품 허용기준치(75㎍/㎏)를 상회했다.

곰팡이독소는 생ㆍ선식과 같이 곡류ㆍ두류ㆍ견과류 등을 주원료로 하는 제품군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잔류농약보다 위해한 물질로 간주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의 한 관계자는 “기준위반 생ㆍ선식 제품의 자발적 회수 및 판매중단 조치를 완료했다”며, “소비자 안전을 위해서 즉석판매제조식품의 표시기준 강화와 곰팡이독소 기준 신설 등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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