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박종효 기자]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이 늘고 있는 가운데, LTV(Loan to Value: 주택담보대출비율) 규제를 완화하면 가계부채의 질이 개선되고 이자 부담도 경감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LTV 규제 완화, 가계 부채의 질 개선에 플러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금리 경쟁력 측면에서, 은행들의 대출 태도 측면에서, 그리고 대출 관련 정책 측면에서 은행들이 다시 주택담보대출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 같이 평가했다.

사실상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확대에 있어서 대출금리의 경쟁력, 은행들의 대출 태도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대출 관련 정부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대출금리, 대출 태도 등은 은행들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 조절이 가능한 반면, 대출 관련 정책은 외부에서 결정되면 은행들로서는 이를 수용하고 준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현재 중요한 제도 변화가 논의 중이다.

보고서는 따르면 담보물 소재지, 담보 유형, 대출 만기, 주택 가격, 금융업권 구분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던 LTV를 통일함과 동시에 70% 수준으로 일괄 상향조정하는 방안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 서울에 있는 4억원짜리 아파트를 담보로 만기 10년 이하의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에는 은행에서는 집값의 50%까지, 저축은행에서는 6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만약 자금을 최대로 대출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대출자는 상대적으로 대출금리가 낮은은행에서 주택가격의 50%인 2억원까지 빌리고, 금리는 상대적으로 높지만 대출 한도가 더 높은 저축은행에서 추가적으로 주택가격의 10%인 4000만원을 빌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대출 금융기관이 어디인가에 관계 없이 집 값의 7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면, 은행으로부터 추가적으로 8000만원, 저축은행으로부터 4000만원을 더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현재 논의 중인대로 LTV가 70%로 일괄 상향 조정될 경우, 주택담보대출 증가효과는 은행에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금리가 높은 비은행권 대출에서 금리가 낮은 은행권 대출로의 전환대출, 일명 ‘대출 갈아타기’가 확산될 전망이다.

그는 “실제 전환대출의 규모는 기존 비은행 주택담보대출의 중도 상환 수수료 및 은행과비은행 주택담보대출 간의 금리 격차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그러나 대부분 주택담보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율이 대출 개시 시점에 1.5% 수준이었다가 이후 3년 동안의 기간에 걸쳐 균등하게 줄어드는 구조이고, 은행과 비은행권 간의 주택담보대출금리 격차가 평균적으로 1%p 전후임을 감안하면, 대출 후 약 1년이 경과한 비은행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중도상환수수료에도 불구하고 은행대출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LTV 제도 변화는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늘리고, 비은행 주택담보대출은 줄이는 효과가 예상된다. 새롭게 늘어나는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경우에도 그 효과는 은행에 집중돼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그는 특히 “기존에 은행 대출시 LTV 50% 한도를 적용 받던 수도권 아파트 대상 만기 10년 이하대출, 아파트 가격이 6억원을 초과하는 만기 10년 초과 대출, 수도권 주택 대상 만기 3년 이하 대출 등의 경우 대출 한도가 최대 20%p나 늘어나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 효과가 상대적으로 클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이후 명목경제성장률은 평균 4.2%였지만 가계부채 증가율은 평균 6.8%였다. 비은행권 대출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가계부채의 질은 악화되는 가운데서도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성장 속도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그는 이에 “LTV, DTI 제도 변경이 현실화돼 금융업권 구분에 관계 없이 대출 한도가 동일해질 경우, 금리가 높은 비은행 주택담보대출이 금리가 낮은 은행 주택담보대출로 전환 및 대체되어 가계의 이자 부담이 경감될 수 있다”며 “그 정도는 기존 대출의 전환 정도 및 신규 대출의 대체 정도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상호금융의 가계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예금은행의 가계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보다 2012년 이후 평균 1.06%p 높았다.

그는 “이러한 금리 차를 감안하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기존 주택담보대출(올해 5월말 기준 92조 9000억원) 중 50%가 은행 주택담보대출로 전환되고,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올해 들어 5개월간 3조 7000억원 증가) 중 50%가 은행 주택담보대출로 대체될 경우, 가계의 이자 부담 감소액은 연간 54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결국, 과거 은행 주택담보대출 한도 이상으로 대출을 받고자 할 경우 높은 금리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대출 한도가 더 높은 비은행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야 했던상황은 개선될 전망”이라며 “은행의 가계대출을 억제한 결과 비은행금융기관의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풍선효과도 상당 부분 완화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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