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전화연결 시간 신규가입노선이 더 빨라

[컨슈머치 = 윤초롬 기자] “KT 고객센터는 신규가 정답” 최근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이른바 ‘KT 고객센터 빨리 연결하는 방법’이다.

한 소비자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상품 해지를 위해 며칠 동안 꾸준히 고객센터로 전화했는데 연결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방법을 사용했더니 바로 연결이 됐다”고 주장했다. 인터넷에 떠도는 방법을 사용했더니 그동안 연결이 어려웠던 고객센터와 한번에 연결이 됐다는 것이다.

‘이 방법’이란 바로 ARS에서 신규가입 노선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KT 고객센터인 100번으로 전화를 걸면 상담사와 연결되기 전 ARS 멘트가 나온다.

ARS는 원하는 업무에 따라 숫자 버튼을 누르도록 하고 있다. “1번은 요금납부 업무, 2번은 상품신청·변경·이전·해지 업무, 3번은 고장신고 업무….”

버튼을 누르면 또다시 세부 목적에 따라 다시 버튼을 누르도록 한다. 이렇게 끝도 없이 버튼을 누르고 요구에 따라 주민등록번호까지 입력하면 “지금은 통화량이 많으니 잠시만 기다려 달라”는 양해 멘트가 나온다.

보통 소비자는 ARS의 안내 멘트에 따라 자신의 용건에 맞는 숫자 버튼을 누른다. 자신의 업무를 담당하는 상담사와 빠르게 연결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는 다른 의견을 말한다. ARS 멘트고 뭐고 다 무시하고 무조건 신규가입으로 연결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과연 정말일까? 컨슈머치는 인터넷에 떠도는 방법을 실험해 보기로 했다.

▶ KT 고객센터에 빨리 연결하려면 무조건 신규가입으로 들어가라?

우선 컨슈머치는 통화량이 가장 많이 몰리는 11시에서 12시 사이에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통화목적은 ‘기기변경에 관한 단순문의’였다.

ARS가 요구하는 대로 상담사 연결 버튼을 누르고 변경 업무에 해당하는 버튼을 눌렀다. 요구에 따라 주민번호도 눌렀다.

이후 약 30초에서 1분간 통화연결음이 흐르더니 “지금은 통화량이 많아 상담할 수 없습니다”라는 멘트가 나왔다. 안내멘트는 전화번호를 기록하고 상담예약을 하라고 설명했다. 예약을 하지 않고 계속 전화연결을 기다릴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이어 두 번째로 인터넷에 떠도는 대로 신규가입 노선으로 연결해 들어갔다. 역시 통화연결음이 흘렀고 약 1분 정도가 흐른 뒤 상담사가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건 목적을 밝히자 상담사는 자신이 담당하는 업무가 아니라며 해당 부서로 전화를 연결해주겠다고 했다. 전화를 연결한 후 30초에서 1분 정도의 시간이 흐르자 상담사가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받은 상담사는 자신이 해당업무 담당자가 맞다며 ‘단순 문의’에 대한 업무를 친절하게 처리해 주었다.

신규 가입 부서를 통해 해당 업무 상담사까지 연결하는데에만 약 4분의 시간이, 업무를 처리하기까지 약 7분의 시간이 소요됐다.

반면 ARS의 안내멘트에 따라 번호를 남겨놓고 상담예약을 해놓았던 전화는 오후 5시가 돼서 걸려왔다. 상담사는 예약 순서에 따라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다.

▶ 신규가입만 우대? “단지 우연의 일치일 뿐 …”

이쯤 되면 KT가 신규가입전화만 우대한다는 의혹을 떨쳐버리기 어려워진다. 이에 대해 먼저 콜센터 상담사에게 문의했다.

그러자 상담사는 “신규가입 노선은 다른 노선에 비해 통화량이 적어 먼저 받게 된 것”이라며 “특별히 신규가입 고객을 우대하는 것은 아니고, 단지 통화량이 적어 비교적 빨리 전화연결이 됐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KT 본사는 조금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KT 홍보실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콜센터는 전화를 건 목적에 따라 호 분리를 하지는 않는다. 신규가입 노선과 일반업무 노선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며 “다만 상담원이 조금 더 빨리 해당업무에 대해 인지할 수 있도록 ARS로 업무목적을 분류하고 있을 뿐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신규가입 노선을 통해 더 빨리 전화연결이 됐다는 것은 그저 우연의 일치다”며 “전국에 10개의 콜센터가 있는데, 한 센터에 전화가 몰리면 상대적으로 한가한 다른 센터로 전화를 넘긴다. 그 과정에서 빨리 연결이 됐을 수 있다”고 전했다.

상담사가 신규가입 부서에서 다른 부서로 전화를 넘겨주었다는 말에는 “자세한 부분은 다시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며 “공식적으로 업무에 따른 노선 분리는 없으며, 어느 노선으로 연결을 시도해도 통화 연결 시간은 같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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